제목에 낚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책들이 몇몇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이 그랬다.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이라는 부제를 달았다면, 최소한 책의 절반 분량은 저자에 대한 진지한 생각과 주장이 쓰여졌어야 했다.
절반정도 읽은 후에야 깨달았다. 저자가 지금껏 여러 곳에서 쓴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라는 걸. 최소한 한권의 책으로 만들려면, 각각의 글들이 하나의 주제로 꿸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개인주의' 를 제목으로 뽑은 것은 조금 억지스러울 정도다.
책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페미니즘과 개인주의가 어떻게 엮이는지, 또한 택배노동자를 사례로 든 가혹한 노동 현실과 개인주의가 어떻게 엮이는지 독자를 설득시켜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하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은 하겠다.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한 글을 묶어 출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알지만, 세상에 나온 글을 또다시 책으로 내려면, 최소한의 주제에 맞게 모으는 수고는 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나온 노래를 똑같이 부르는 '자기표절' 밖에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