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을 가더라도 베스트셀러 쪽은 거의 가보지 않는다. IT 관련 서적 코너나 직접 책이름을 검색하곤 하는데. 추석이 낀 5일간의 연휴 동안 읽을 만한 책들을 살펴보기 위해 오랜만에 클릭했다.
이 책의 1권과 2권이 1,2위에 올라가있는 걸보고 뭔가했다. 제목만 봤을 뿐인데도, 모모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류의 분위기가 났다. 며칠 후 읍내의 도서관에서 이 두 권의 책이 꽂혀 있는 걸 발견하고는 집어들었다. 사실 별 기대는 없었다.
책날개에 적히 저자의 약력이 흥미로웠다.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낸 첫 소설집이 이 책이다. 좋아하는 것이 '8시간 푹 자고 일하기' 싫어하는 것이 '잠도 못 자고 밤새워 일하기' 라고 적혀있다. 저자가 반도체 엔지니어가 아니었다면 이 책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에도 들었다.
게다가 꿈을 주제로 책을 쓸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읽으면서 '모모' 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환타지 소설은 별로라는 생각이다. 현실과 너무 유리되어 있다는 생각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물론 3개다 중요하다. 나는 현재다. 책에서는 현재가 아닌 사람들이 꿈을 꾸는 시간이라고 한다.
언젠가 교양프로그램에서 숙면을 취하면 꿈을 꾸지 않는다고 들었다. 꿈을 꾼다는 것은 오히려 숙면을 못한다는 것이라고. 꿈은 앞서 있을 일의 예지라고, 또는 꿈은 현실과 반대라고도 한다.
자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다면, 잠자는 시간이 훨씬 더 즐거울 것 같다. 물론 숙면을 못했으니 몸은 피곤하겠지만.
'달러구트' 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백화점에 '페니'라는 주인공이 입사하면서부터 얘기는 시작된다. 말 그대로 꿈을 파는 백화점이다. 1권의 끝이 그랬고, 2권의 끝이 그랬듯 이 책은 아마도 계속 여러 권이 나올 것이다.
이과 출신인 나로서는 꿈을 어떻게 제작해서 손님이 구입하면 해당 꿈을 꾸게 되는지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암튼 진열대의 꾸고 싶은 꿈을 사면 그 꿈을 꾸게 된다. 후불제라서 손님이 꿈을 꾸고 난 후에 만족한 만큼 비용을 지불한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건 공상 소설 아닌가?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나란히 올라가 있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소설과 별개로 '꿈'이라는 것에 요즘 다시금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꿈이 있어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들어왔다.
그래서 어렸을 때, 어른들은 '장차 커서 뭐가 될거니?' 라고 내게 물었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굳이 꿈이 있어야 하나?' '꿈이 없으면 안되는가?'
책을 읽고나서 든 생각.
'꼭 꿈을 꿔야 할까? 그냥 숙면을 취하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