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저자를 알게되었다. 이 책의 모태가 된 '헤르니모' 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지는 못했지만, 책이 나왔다는 소식에 얼른 집어들었다.
책은 왜 다큐를 찍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다. 저자는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생활을 하고 미국 시민권을 선택했다. 한국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미국에 살면서 하게 된다. 100%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이러한 자기 의문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서 나름 안정적인 생활을 시작하게 된 때까지도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여행을 간 쿠바에서 묵게된 숙소 주인이 쿠바 한인의 3 세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아마 평생 한국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면, 별 대수롭게 넘기지 않았을까?
'자신과 같은 의문을 가지면서 살았고, 살고있는 사람들에 대해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었을까' 생각한다. 숙소 주인의 어머니 집에 초대를 받아 알게된 '헤모니모 임' 이라는 인물이 쿠바역사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체계바라의 절친으로서 꽤나 높은 직책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는 이에 대한 다큐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책 전체적으로도 언급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다큐, 이 책 또한 빛을 볼 수 없었다. 자원봉사, 후원과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본국을 떠나 외국에 나가본 사람이라면, 외국에서 산다는 것이 결코 수월하지 않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곳이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간에 말이다. 게다가 그들은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이주된 경우가 훨씬 많다.
겉보기에 한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아리랑' 이나 '고향의 봄' 을 부르는 장면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디아스포라의 대표적인 유대인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디아스포라는 단순히 지역, 생김새 등으로 갈라치기하는 것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고 지켜나가려고 한다면, 설사 한인의 후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한인 디아스포라'라고 여겨도 될 것이다. '남의 나라'가 아니라, '우리 동포의 나라'라고 이해하면 바라보는 시각이 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