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채식을 시작했으니, 8개월가량된 것 같다. 지구를 구하고 위험에 빠진 동물들을 구해야겠다는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여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기를 멀리하게 되었고, 굳이 고기를 먹지 않더라도 살아가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아직까지 몸에 문제는 없고, 체중을 대략 10 여 킬로그램 정도 감량했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고기를 생산한다고 알려진 충북 음성으로 귀농한 청년 귀농인이다. 옛날에는 농촌의 집집마다 소나 돼지를 몇 마리씩 키웠지만, 지금은 축산이 공장화(?) 기업화(?)되어 가축만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저자가 사는 마을에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히려 채식을 하는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가,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더 짧은 시간에 많은 고기를 얻기위해 움직이지 못하게 축사를 짓고, 우유를 얻기위해 강제로 수정을 하고, 풀대신 사람이 먹는 곡물을 먹인다. 가축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할까?
농산물에 유기농, 무농약 인증이 있듯이 축산물에도 무항생제, 동물복지 라는 인증이 있다. 좀 더 친환경적으로 사육한다는 건데, 국내에서는 아주 소수의 농장에서만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저자는 좀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하던 중에 지인들과 '대안축산연구회' 라는 단체를 만든다. 그러면서 직접 가축을 키워보기로 결심한다. 돼지 3마리를 분양받아 사육장을 만들고 키워서 나중에 도축할 때까지 겪은 에피소드(재밌었다!)를 통해 돼지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새롭게 알게되었다. 직접 키운 돼지들을 도축장에 맡기지 않고(돼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 도축했다.
자기 손으로 키운 돼지를 죽여야할 때 과연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그걸 먹을 때는 또 어떤 느낌일까?

독서 만으로는 알기힘든 감정일 것이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이후에 채식과 육식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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