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이름도 모르는 수무히 많은 회사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요즘,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1등 기업과 싸우는 작은회사의 7가지 집착' 이란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100년도 넘은 거대기업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세제 분야에 메소드 라는 저자들이 만든 신생업체가 들어서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이로부터 얻은 경험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남보다 더 오랜시간을 투자하고, 더 열심히 일하라' 와 같은 뻔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느낌은 다를 수 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면서 감탄하게 되는 경우를 여러번 목격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이 얘기하는 내용은 신선했다.
그렇다고,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기존에 없던 듣도보도 못한 새로운 전략을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장의 차이인 것처럼 메소드는 자신들이 시작한 세제 분야의 시장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100년이 넘은 거대업체들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기존의 룰을 가지고 그들과 싸우기란 승산없는 게임이었다. 메소드는 그들만의 룰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차즘 자신의 포지션을 넓혀 나갔다.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거창하거나 복잡하지 않았다. 사람과 자연에 이로운 제품을 만들고, 세제통을 자신있게 선반위에 깨내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멋진 제품을 만들어 결국에는 청소를 즐겁고 재미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곧바로 그들은 이를 실행에 옮겼고,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지금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책에는 그동안의 노력과 그로부터 얻은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음은 읽으면서 메모해 두었던 구절이다.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는 입사 후 일주일 안에 회사를 그만둘 경우 3,000 달러를 지불한다.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저런 공약을 내세웠을까? 아마도 저 회사는 3000 달러보다 수십, 수백배의 홍보효과를 얻었을 것이다.
모든 면에서 자유를 누리던 우리 동료들이 형식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형식으로부터 자유롭던 그들이 절차를 원하고 있었다.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에서 일해오던 메소드의 직원들이 대화를 통해 이 같은 생각을 얘기했을 때, 나는 처음에는 쉽게 수긍이 가지 않았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일반적인 회사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규율을 필요성을 직원들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다. 이는 다른 기업들에는 결코 알 수 없는 놀라운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꽃을 두고 싸우는 게 조금 우습지 않습니까? 누가 데이지를 소유해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메소드인지, 클로록스인지, 아니면 대자연인지. 수천명의 사람들이 투표했고, 당연히 대자연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경쟁업체로부터 제품이름(데이지) 침해에 대한 소송이 들어오자, 메소드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돈 한푼 안들이고 문제를 풀어나갔다. 정말 창의적이다.
무독성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변기세정제를 들이키다.
물론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에피소드이긴 했지만, 회사의 오너가 직접 시음할 정도로 자기 제품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가졌다.
우리는 수많은 특허로 이 부문을 꽉 틀어막고 혁신을 힘들게 만드는 대신 경쟁자들이 우리를 따를 수 있게 했다. 새로운 기술을 독차지 하는 건 우리의 철학에 위배되는 짓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새로운 기술을 발명했을 때, 거의 대부분의 회사들이 생각하는 것은 특허다. 하지만, 메소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특허로 얻을 수 있는 작은 이익보다, 경쟁회사들이 자신의 신기술을 적용해 만들 더 큰 시장으로부터의 큰 이익을 생각한 것이다. 저자들의 큰 안목에 놀랐다.
기업의 의도가 긍정적인 혜택을 창출하는 것이고 진심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수익을 기업 성장과 혁신에 도로 투자하고 그 대신 봉사활동을 통해 공동체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좋은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선단체에 많은 액수를 기부하고, 공익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사람들의 머리 속에 고취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직접 발 벗고 현장으로 나서는 것이다.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 가치가 있다.
우리 제품 중 대다수는 더러운 화석 연료 대신 식물성 기름으로 달리는 트럭으로 운반된다.
제품을 운반하는 트럭까지 신경쓰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기업이기에 오늘날의 메소드를 만들었다.
속도라는 개념을 구축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창의성과 연구개발 같은 혁신을 회사 내부에서 맡고 생산을 외부에 맡긴 것이었다.
지금은 대량 생산 체계보다 창의적인 디자인, 혁신을 바탕에 둔 신기술이 각광받는 시대다. 너무나도 올바른 판단이다.
우리에게는 거푸집 제작비가 곧 마케팅 예산이다. 멋진 포장 용기를 만드는 것 보다 더 나은 마케팅 투자는 없다.
메소드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들의 제품이 처음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도 디자인이었다. 그들은 디자인이 가진 힘을 알고 있었다.
이책은 회사를 경영하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나를 포함한 직장인)에게 모두 읽어볼만한 책이다.
회사를 이끌어가는 방법은 물론이고, 앞으로 메소드와 같은 모토와 비전을 가진 기업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아마 메소드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지 않은 직장인은 없을 듯 하다.
PS. 생각 같아서는 우리회사 사장님에게 한권 드리고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