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메이커(maker)라는 용어를 접하고 이와 관련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생각이 'DIY(Do It Yourself) 랑 비슷한데…' 였다.
DIY 는 메이커보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용어로 당시에는 값비싼 물건을 싸게 구입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재료만 구입하여 소비자가 직접 제작 및 조립하여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 없거나 손재주가 없는 일반사람들에게는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이런 이유로 한때 DIY 는 인기를 모았지만, 점차 사그러 들었다.
메이커가 기존의 DIY 와 다른 점이라면, 기술이 발전하여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손쉽고 값싸게 시제품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점을 들고 싶다.
특히 학교나 연구소에 소속된 몇몇 소수만이 사용 가능했던 고가의 장비 가격이 개인이 구입 가능할 정도로 낮아진 점과 오픈 소프트웨어에 이은 오픈 하드웨어의 발달이 한 몫 했다.
저자는 책에서 테크숍 CEO 로서 자신이 사업을 시작하게된 계기와 이를 운영하면서 만난 메이커들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기술했다.
참고로 테크숍은 메이커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관련 장비들의 사용법을 알려주고, 저렴한 가격에 장소와 장비를 대여해 준다. 이미 전세계 적으로 많은 테크숍이 운영중에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용산에 테크숍과 유사한 곳이 생겼다고 한다.
전혀 기술지식이 문외한이던 사람이 테크숍에서의 교육과정을 이수 한 뒤, 자신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는 소셜 펀딩을 받아 창업을 하게 되는 사례를 여러군데서 찾을 수 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 및 정부가 하지못하는 창업 전 인큐베이터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시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하여, 이로 인한 실패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술이 발달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누구나 메이커가 될 수 있다. 인간에게는 메이커(뭔가를 만드는)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
어렸을 적 레고블럭을 가지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든 집을 식구들에게 자랑하며 뿌듯해 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200 페이지 남짓이지만, 다시금 나의 메이커 본성을 깨우는 데 충분한 책이다.
아직 메이커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이제 막 메이커가 되고 싶어하는 예비 메이커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