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많은 작가들이 있지만 내가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쓴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이다.
몇 알고 있는 작가 중에 한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박완서 님이다.
아주 예전에 엄마의 말뚝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나이가 많은 줄은 알았지만, 올해로 80세(1931년생) 인줄은 책의 저자소개를 보고 알았다. 연로한 연세에도 꾸준히 집필하는 모습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책은 소설이 아닌 산문집이다.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저자가 요근래 살면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후반부에는 자신이 읽은 책들에 대한 간단한 소감(?) 그리고 故 김수환 추기경, 박경리 작가, 박수근 화백에 대한 독백으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일제 강점기에 학창시절을 보냈고, 대학입학과 함께 6.25 전쟁을 경험했다. 결혼 한 후 4.19 민주화 운동을 겪었다. 이후 산업화를 거쳐 최근 2002 년 월드컵까지도 함께 했다. 실로 우리나라 근대화를 경험한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자신이 불행하다고 또는 이 때문에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다행이라고도 얘기한다.
지금은 서울을 벗어난 경기도 외곽에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조그마한 마당에 텃받을 가꾸고 잡초를 뽑고 소일거리를 하며 지내고 있다.
연로한 나이에도 활발하게 생활하는 저자가 많이 부럽다. 거의 모든 사람이 꿈꾸는 노년의 생활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에는 경기도 구리의 어느 마을에 살고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되면 직접 찾아가보고 싶다.
내가 꿈꾸는 노년은 저자가 펜을 놓지 않고 있는 것처럼, 한쪽에서는 서재에 책을 잔뜩 쌓아두고 한쪽에는 노트북, 임베디드 보드를 두고, 안되는 문제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장면이다. 물론 밖에는 자연과 맞닿아 있다. 언제든 밖에 나오면 산책을 즐길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