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다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 몇 년동안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다가, 우연히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
'그것이 알고싶다, 궁금한 이야기 Y, 세상에 이런일이' 같은 프로그램에 나올만한 주제일까?
우리 주변에 너무나 흔해서 과연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낼 수 있을까 할 정도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누구나 한번쯤 '모든 속박에 벗어나 훨훨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십중팔구는 생각만으로 그치지만 십중일이는 행동으로 직접 옮기기도 한다. 지금이야 이런 용감한(?) 사람들을 '미치광이' 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불과 100여년 전만 하더라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 즉 미치광이로 취급이 되었다. 책에서는 환자와 그들을 진찰한 의사들이 남긴 기록들을 통해 어떤 행동패턴들을 보였고, 이에 따라 어떻게 치료(?)를 했는지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 기술한다.
흥미로운 점은 20세기 중후반 들어 이런 '미치광이' 행태를 보이는 환자는 더이상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어느 순간 면역이 된 것일까?
책에 따르면,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만 이런 환자들이 발견된다고 했다. 그때 시대상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생사를 위협할 정도의 병이 지금은 알약 한알로서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누군가로부터 들은 또는 어디선가 본 신문이나 책에서 나온 지역이름을 향해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곳에 가있더라는 증상은 마치 몽유병과 흡사하다.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죄였고, 가난하다는 것 역시 죄였던 시대. 전쟁과 굶주림 때문은 아닐까?
이런 병(증상)은 사라진 듯 하지만, 예전에 없던 병(증상)들이 생겨난 것을 보면, 반드시 물질적인 것에 비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