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요즘 들어 부쩍 여행과 관련한 책을 뒤져보고 있는 데, 어디서 많이 낮익은 이름이 있었다. 바로 '나는 걷는다' 를 썼던 바로 베르나르 올리비에 였다. 망설임 없이 바로 집어들었다. 이 책은 나는 걷는다 의 보너스 판 이라고 할만한 책이다.
책의 머리에 썼지만, 일반적으로 사진이 없는 기행문은 생각할 수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속담도 있듯이. 하지만, 나는 걷는다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바로 사진이 단 한장도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 총 3 권으로 된 사진 한장 없는 두툼한 두께의 책을 어떻게 읽을까 하고 고민하기도 했지만, 사진이 없는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던 장점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이 출판된 동기도 이와 비슷하다.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삽화가를 대동하고서 자신이 걸었던 실크로드를 자동차를 타고 다시금 여행한다. 자신이 걸었던 길과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면서 5 년전 기억을 반추한다. 이번 책 역시, 사진이 아닌 삽화를 넣음으로서 사진이 줄 수 없는 무언가를 독자에게 보이려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내 생각에도 사진대신 삽화를 넣은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여행내내, 차로 이동하는 것이 걸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신을 못말리는 고집불통 도보여행자라고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