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순식간에 읽었던 적이 언제 였는지 궁금하다. 독자로 하여금 빠져들게 하는 재주를 저자는 가진 듯 하다.
안정된 직장과 사회적으로 안정된 지위에 있었던 주인공. 그는 그가 하고 싶었던 일(사진가)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었고, 그의 아버지의 뜻에 따라 변호사로 일하게 된다.
그러던 중에 아내의 혼외정사를 발견하게 되고 급기하 내연남을 우발적으로 죽이게 된다. 이를 수습하려 마치 자신이 자살한 것처럼 꾸미고 내연남의 이름(게리)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가 살던 곳을 떠나 동부의 시골(몬태나)로 정착한다. 최대한의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며 살아야 했다. 생전에 게리가 사진가를 지망하고 있었던 만큼, 그는 사진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그의 사진이 우연히 지역신문 기자의 눈에 띄게 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다.

그가 찍은 산불 사고의 진압현장을 담은 사진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의 이름을 건 사진 전시회에서 전 부인을 만나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그는 달아난다.

그의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지역신문 기자는 그의 정체를 파헤치게 되고 그를 협박하여 돈을 요구한다. 그와 함께탄 자동차는 불의의 교통사로를 당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기자는 죽게 된다.
언론에서는 이 사건으로 주인공(게리)이 죽었다고 결론지었고, 주인공은 또 한번 죽음을 맞게 된다.
소설을 중간 정도까지 읽었을 때, 나는 주인공이 체포되는 등의 베드엔딩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해피엔딩으로 끝났고, 엔딩으로 치닫을 수록 책의 몰입도는 더해졌다.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고서라도, 살인 사건을 계기로 해서 주인공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어쩔 수 없이 강제로 기존의 안락했던 삶을 버리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주인공이 원래 하고자 했던 사진가로서의 삶이다.

'역시 사람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해야해' 라는 공식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들어맞았지만 말이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발적인 사건을 저지르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행동에 옮기는 것은 사람마다의 차이일 뿐.

과연 소설 속의 주인공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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