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의 부제는 '서울 밖에서 답을 찾는 로컬탐구보고서'다. 로컬(local). 최근들어 자주 듣게되는 말이다.
로컬푸드 등등.
이 책에서 나온 용어들이 난 불편했다. '지역'은 안되고 '로컬(local)'은 되는 건가? 이해가 쉬운 한글을 놔두고 굳이 영어를 써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사실 이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은 전에 없던 새로운 내용들이 아니다. 서울을 떠나 지역에서 정착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혹은 그 이전에도 도시에서 나고 자라 생활했던 청년들이 시골로 와서 정착한 사례는 있었다.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렇다.
책에 실린 12곳의 사례 중에 완전히 100%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고 성장발전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 아무런 기반이 없는 도시 청년들이 지역에서 자리를 잡을 정도의 궤도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도시가 훨씬 수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일년에 한번 귀농귀촌센터에서 발간되는 귀농사례집(주로 성공담만 나와있어, 자칫 귀농의 현실을 오해할 수 있다)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의 목적이 더 많은 청년들이 지역으로 와서 활동해달라는 것에 맞춰져있다는 걸 안다.
읽으면서 지역으로 오기 위해 겪었던 시행착오들이 떠올랐다. 아무런 기반이 없는 청년에게 지역에서의 삶은 도시보다도 더 어렵다. 책에서 나온 활동가들은 분명 대단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여기에 나오지 않은 지역의 청년들도 많이 있다. 눈에 띄는 성과, 변화를 이뤄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주목받지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청년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