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 봉급만 빼고.
물건값이 너무 비싸. 좀 싸져야 해.
모든 사람들이 자주 하는 또 자주 듣는 얘기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조금 생각이 달리질 것이다.
내가 즐겨듣는 책 관련 방송에서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몰랐을, 또한 제목에서 풍기는 복잡하고 머리 아플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다.
사람들은 물가가 오른 것만 이야기할 뿐, 왜(why), 어떻게(how) 물가가 오르는 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지금, 그것의 핵심 이론이 담긴 '자본론' 의 내용을 이해한다면, 요즘 같이 자본(돈)이 가장 중요시되고 있는 때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내가 듣기로 자본론은 대학교의 경제관련 학과에서도 완벽하게 이해하기 힘든 서적으로 알려져있다. 다행히 이책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 체득한 내용을 자본론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따라서 지루하지 않다.
방탕한 10 대를 보낸 저자는 아버지와 헝가리에서 보낸 1년을 계기로 남들보다 늦은 25살에 대학에 입학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처럼 의대에는 못갔지만, 농업대에 간다.
자연과 그곳에서 삶을 좋아했던 저자는 졸업 후, 식품 물류 회사에 취직하여 지금의 아내를 만난다.
회사에서 비리와 부조리등을 목격하고, 어느날 꿈에 나타난 할아버지의 권유로 빵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가 생각한 빵은 남들과는 다른 천연 재료를 이용한 빵이었다.
빵 반죽을 부풀리는데 사용하는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효모를 사용했다. 만드는 방법 또한 자연친화적인 고유의 방법을 사용했다.
30 살이 넘은 그가 예전의 식품 물류회사를 박차고 나와, 기존의 빵집에 취직해 4년 동안 제빵 기술을 배웠다.
그곳에서 그는 현재 시중에서 팔리는 제빵의 문제점과 더불어 자본론에 쓰여진 이론을 실제로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노동자는 자신의 고유한 생산설비를 갖춰야 한다.
생산기술이 발전할 수록 이득은 자본가(경영자)가 취할 뿐, 그것이 노동자에게는 오지 않는다. 기술이 발전하면, 기계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고,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이익은 늘어나게 된다. 또한 자본가 입장에서는 굳이 기술이 뛰어난 임금 높은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더라도, 기계를 통해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에 필요한 인건비를 더욱 줄이려 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몇가지 의문을 가진다.
기술이 발달함에도 인간의 노동시간은 예전에 비해 줄지 않았다. 왜 그럴까?
자본가들은 이윤 창출이 목적이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줄었음에도 가격을 낮추거나 노동자들에게 그 혜택을 배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가격이 오르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좋다, 나쁘다를 말할수 없다. 생산자의 노동의 가치를 올바로 매기고 그것에 대해 지불 한다면, 괜찮다. 그 수익을 얻은 생산자는 구매력이 높아져 시장에서 소비를 할 것이고, 이것은 다른 생산자에게 갈 것이다. 이렇게 돈이 돌면서 그 혜택은 생산의 주체인 노동자들에게 배분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재 구조는 그 혜택이 노동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자본가는 노동자들이 생산한 것들의 원가를 깎고(후려쳐서),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그들에게 배분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으로 얻는다.
저자는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독특한 경영 방식으로 빵집을 운영한다.
이익을 남기지 않는다.
- 1 주일에 4일(목,금,토,일)만 운영한다. 일년에 한달동안 장기 휴업을 한다.
- 이와 더불어 그는 기존의 인위적인 재료나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의 것(균을 이용한 발효 방법, 밀이나 쌀 같은 재료는 자연 농법으로 지은 것)을 사용하여 만든다.
지금의 빵집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까지 무수한 시행착오와 사고(핵 발전소 사고등)를 겪었지만,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경청했고, 그것이 가장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는 좋은 재료를 위해 시골로 이사했다.
그는 자신 뿐만아니라 지역 사회와 함께 잘살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우리집 주변에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는데, 어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