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제는 'The Art of Travel' 이다. 외국 서적들의 이름을 보면, 'The Art of' 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알고 있는 'The Art of' 로 시작하는 책들은 모두 유명하다. 이 책 역시, 이러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역자의 글에서도 언급하지만, 이 책의 부제는 '나는 왜 여행하는가' 이다. 사람들에게 여행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다면, 거의 대부분 해보고 싶고, 가보고 싶고 등등 각자 자신의 생각을 한보따리 풀어놓을 것이다.
나 또한 여행이라하면, 일상과는 다른 뭔가 특별한 것을 생각한다. 또한 여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영화나 광고에서 봤던 낯선 이국적인 이미지(남 태평양의 섬에서 나 혼자 낚시를 즐긴다거나, 알프스 기슭에서 하이킹을 한다거나)를 떠올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일까? 나를 비롯한 사람들은 여행에 대해서 동경하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
현실로 돌아와, 나의 처지나 경제사정을 고려해본다면, 정말 그것은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왜 여행을 떠나는지? 어떻게 여행을 해야 하는지?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우리는 나름대로의 높은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여행을 실제로 시작하면서,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현실과 맞닥들이면서부터 실망을 하게된다. 사진과 그림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행지를 여행할 때, 대부분 관광 책자나 안내도에 있는 유명한 명소를 찾아가게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던 명소가 나에게는 그냥 그저그런 곳일 수도 있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곳이 내 기억에 평생 남을 수도 있다. 사진은 그야말로 대상을 실제 그대로를 찍기 때문에 누가 찍더라도 같은 사진이 나온다. 다시말해 획일적이다. 하지만 그림은 대상을 보고 느낀 것을 화가 고유의 생각에 더해 표현한다. 아마 사람마다 100 %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평소에 다니는 출퇴근길, 또는 사는 동네가 새로운 여행지가 될 수 있다. 평소에 가던 시간과 다른 시간 대에 가본다거나, 회사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길을 걸어보자.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여행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지금 현재도 나는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