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라는 단어를 모르는 지구 상의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1년 넘게 전세계 곳곳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지만, 정작 이것에 대해 발생원인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물론 몇몇 이들은 알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들은 전적으로 매스컴에서 나오는 뉴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처음 발생했던 작년 1월이나, 지금이나 전세계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계속해서 확진자와 사망자는 늘어나고 있고, 몇몇 국가들에서 백신 접종을 하고는 있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기 이르다.
현재는 각국에서 확진자 치료와 방역을 하기에도 버거운 지경이라 신경을 전혀 못쓰고 있지만, 과연 이 바이러스가 어디서 어떻게 발생되었는지는 분명 확인되어야 한다.

대부분 중국의 우한이라는 지역에서 처음 창궐했다고 알려져있다. 외신을 통해 처음 발생했을 때,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오늘날 전세계로 전파되었다는 얘기를 익히들어왔다.

이책은 우한에서 평생을 살았던 60대의 작가가 60여일의 봉쇄기간동안 SNS 에 적었던 일기를 담고있다.
책을 읽으면서 뉴스에서는 미쳐 얘기하지 않았던 실상을 알게되었고, 왜 그녀의 글이 SNS 상에서 삭제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3개월동안 여행했던 중국과 이책을 통해 알게된 중국, 그리고 뉴스를 통해 접했던 중국을 퍼즐 맞추듯 맞춰보니, 베일에 쌓여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초기 상황이 머릿 속에 그려졌다.

저자는 우한의 토박이였고, 의학지식은 전혀없는 작가였다(출간한 책만 100여권이 넘는 꽤 유명한). 그녀가 봉쇄기간동안 보고들은 내용을 가감이 없이 기록했다. 참고로 이책은 세계 15개국에 판권이 팔려 출간되었으나, 정작 중국에서는 출간되지 못했다(당연하게도).

책을 읽고나서 느낀점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1. 중국이 아니라 어떤 나라에서 발생했더라도 이렇게까지 사태가 심각해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2. 중국의 초반 안이한 대응은 자국 정치상황과 연계되어 있었다.
3. 중국인들의 자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충성도?)는 내(한국인)가 보기에 상상이상이다.
4. 경제수준과 정치(인권)는 비례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지금의 사태를 예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점은 중국 정부 시스템의 문제점인 관료주의로 인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일년의 가장 큰 행사라고 하는 양회를 앞두고, 어떠한 문제점도 보고하지 않으려는 관행이 문제를 키웠다.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고, 동물로만 전파된다' 는 발표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결정적인 실수다.

중국정부와 관리들에 대한 비판내용이 담긴 글들은 SNS 에서 일방적으로 삭제되거나 심지어 계정이 정지되었다. 또 그녀의 글을 왜곡하고 근거없이 비판하는 악플러들이 점차 많아졌다.

봉쇄된 우한 시민들의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정부와 관리를 비판하는 저자도, 때때로 정부가 앞으로 잘할 거라는 믿음을 여러 번 언급한다.

중국이 빠른시간 내에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시봉쇄라는 강력한 대처 덕분이다.
정부가 발표하면, 아무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그래서 가능했던 것이다. 이로인해 확진자의 수는 줄였을지 몰라도 이로인한 인권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현재 우한사람들에게 사생활은 1순위가 아니다. 살아남는 것 그것이 1순위다' 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개가 갸웃해진다.

우한이 봉쇄가 풀리면서 책은 끝마치지만,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다. 뉴스에 따르면, 현재 우한에서는 코로나를 물리친 것을 차축하는 기념관을 세우고 이를 국민들에게 홍보하는데 치중하고 있다고한다.
책에 따르면 아직까지도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과 지금까지 사태에 이르게한 정부 어느누구의 사과나 사퇴는 없다고 한다.
자신들의 실수를 오히려 체제 선전의 도구와 기회로 이용하는 것은 고통받고 있는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염치가 없는 행동이다.

PS. 지금까지야 중국이 매년 높은 성장율을 보여왔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들을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국민들이 정부를 무조건 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까? 성장세가 둔해지고, 이번처럼 큰 어려움에 봉착한다면, 지금의 일당 간접선거제의 통치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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