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출간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입하는 작가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유시민이다.
이번 책은 지금까지 저자가 써왔던 글과는 내용과 제목이 많이 다르다. 글쓰기에 대한 내용을 다룬 실용서적이다.

글을 깨우치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것이 말하기, 듣기, 쓰기다. 이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쓰기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평소 말하기나 듣기에 비해 글 쓰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려서부터 글쓰기는 숙제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남아있어 괜한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글쓰기라 하면, 거창한 소설이나 시를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 같은 SNS 상에서 또는 인터넷 게시판에 쓰는 것 또한 글쓰기의 일종이다.
책에서는 글을 잘 쓰기위한 조건, 그리고 이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주제별로 잘못된 글의 예시를 들고 이를 고치는 과정을 보여준 내용이 좋았다.
자칫 딱딱한 주제임에도 저자 특유의 문체로 전체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구절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살면서 얻는 감정과 생각이 내면에 쌓여 넘쳐 흐르면 저절로 글이 된다(발췌한 부분).

앞서 이 책에서는 여러 권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 가장 대표적으로 자유론, 코스모스, 토지를 꼽는다. 아쉽게도 3권 모두 완독하지 못했다. 토지와 코스모스는 읽다가 포기해버렸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읽은 책을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대로 요약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도. 그리고 많이 써봐야 한다는 것도.

언젠가 몇 년 전 인터넷 게시판에 내가 썼던 글을 찾아 읽었던 적이 있었다.
읽어보면서,

'내가 이런 글을 썼단 말인가?'

하고 속으로 놀라워 했었다. 물론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글쓰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창조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보가 담긴 글을 통해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거창한 글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일기를 통해 그 사람의 인생 동안, 보고 생각하고 느낀 바를 남길 수 있다. 이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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