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일주를 시작하기 전에 나 나름대로 이 여행을 통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뭔가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이 있었다.

95일간의 여행을 마친 후의 느낌은 여전히 자욱한 안개 속에서 길을 가듯이 내가 찾는 해답은 보이지 않았다.
굳이 여행을 통해 얻은 성과(?)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정도.

하루에도 몇 번씩 여행 다녀오길 잘한 건지 아닌지에 대해 나와 또 다른 내가 머릿 속에서 싸우고 있다.

사실 여행서적, 특히 자전거 여행을 주제로한 책들은 거의 대부분(국내에 출간된 모든) 읽어봤다고 생각한다.

전국일주를 하기 전과 하고난 지금에서 이 책(여행서적)을 읽으면서 달라진 점이 하나 있는데,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다.

이책은 저자가 2달 동안 자전거를 타고 메콩강을 따라 4개국을 돌아다녔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는 저자보다 한달이나 더 넘게 여행을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 물론 나의 소심한 성격 탓이기도 하겠거니와.
돌이켜보면 아쉽다.
저자는 유능한 언어 구사력과 사교적인 성격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 나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사람이다.

이 책을 단 시간 내에 독파할 수 있었는데, 재미있기도 했거니와 저자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었다.

'산만하게 이곳저곳으로 뻗었던 내 인생의 많은 길들이 사실은 나선형을 그리며 하나의 단단한 화두로 통합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화두를 풀기 위해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고,'

책의 끄트머리에서 저자는 말한다.
물론 이번 여행을 통해 길(해답)을 찾은 것 같지는 않다. 저자의 약력을 보면 끊임없이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어찌되었든 참으로 대단하고 부럽기까지하다.

전국일주로 내 인생의 길을 찾겠다고 했던 것은 처음부터 나의 욕심이었다고 생각한다. 30년 넘게 살아오면서도 못 찾았는데, 고작 95일간의 여행으로인해 쉽게 찾아질 수는 없겠지.

하지만, 저자처럼 끊임없이 찾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시도하고 또 시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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