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박장대소를 한 것 같다. 저자의 언어유희가 가히 예술이다. 처음에는 ‘전국노래자랑’ 으로 착각했다. 부제가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이듯 국내의 축제 12곳을 다녀온 후기를 담았다.
부부인 저자는 한곳을 제외하고는 두사람이 차례로 여러 차례 퇴고를 했을 정도로 개성이 넘쳤다.
책을 읽다가 떠올려보니, 딱히 국내 축제에 대한 기억이 없다. ‘한강에서 했던 불꽃축체’ 이건 축제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
제목만 보면, 전국의 축제에서 보고 느낀 찬사와 감동이 주를 이룰 것 같지만, 첫번째로 소개된 ‘의좋은 형제’ 축제부터 k 스러운, 어딘가모르게 ‘교묘한 축제 안티’ 인가 할 정도로 축제(특히 지방)에 대한 문제점들을 언급한다.
사실 축제라고 하면, 세계 3대 축제가 떠오른다. 어마어마한 인파와 멋진 공연과 이를 통한 감동. 하지만 국내 축제들은 어떠한가? 내가 생각하는 선입견은 대형스피커에서 나오는 뽕짝에, 품바 공연, 먹거리 시장 정도가 전부다.
지금 젊은세대들의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나도 젊은 세대는 아니지만). 읽으면서 알게 사실이지만, 국내에 같은 것을 주제로한 축제들이 정말 많다는 것. 게다가 이것이 해당지역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책에 나온 구절처럼,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고, 뭐라도 해야겠기에 각 관공서의 공무원들이 짜낸 일종의 숙제 같은 것이 축제 라는 것에 동의한다.
그나마 책을 읽으면서의 위안은 배가 산으로 가는 축제에서도 나름 진지하고도 열정적으로 축제에 임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축제에 실망한 저자들도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얻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연어축제’ 였다. 축제의 주인공인 연어임에도 강에 연어를 풀어놓고 잡게 하는 이벤트는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연어축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축제에서 이와 비슷한 이벤트가 있다고 한다.
최대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위해 이만한 것이 없다는 것도 알겠으나, 제발 인간의 욕구 본능(의/식/주)에 기대는 것 말고 한번쯤 연어 자체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도시에 살면 모르겠지만, 지방에 살다보니 이곳에는 어떤 축제가 있는지 찾아보게되었다. 가깝게는 다음 달에 감자축제, 이후 옥수수축제, 김장축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더라도 k스럽지 않은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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