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로 전국일주를 하면서 지리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비록 짧은 기간동안 극히 일부 구간을 걷기는 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종주를 해보고 싶다. 이 책은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책이다. 지리산의 능선이 아니라 주변을 걷는 것이다. 3도 5개 시,군에 폭넓게 차지할 정도로 21구간 총 길의 거리가 290km 에 이른다.
산의 둘레를 걷기 때문에 처음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원형에 가까운 루트다. 따라서 어디서 출발하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머릿말에 스페인 산티아고나 일본의 시코쿠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레일이 되었으면 하는 저자(단체)의 바람이 담겨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많이 다르구나라는 걸 느꼈다.
책에서 구간별 루트와 장소들의 대한 설명은 자세히 다뤘지만, 여행자라면 가장 필요한 먹고 자는 정보들은 거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보가 있는데 싣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없어서 못 실은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식당은 커녕 가게하나 없는 시골마을에서 숙소가 있을리 만무할 것이다. 이 책 외에 지리산 둘레길을 걸은 다른 여행기 책들을 봐도, 숙박을 위해서 매일 숙소가 있는 시내로 콜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했다는 점은 내 가설에 설득력이 있게 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렇다고 야영은 안 될테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제주도 올레길을 보더라도, 어느 곳이든 숙식을 해결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세계적인 트레킹 루트를 꿈꾼다면, 오로지 걸어서만 최종목적지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언젠가 이 길을 걸을 때는 이런 점들이 개선되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