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봤을 때, 미술 서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IT 서적 출판사인 한빛미디어에서 출간된 것을 보고 내용이 궁금해서 저자와 목차를 봤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12년차 개발자였다. 약 2년전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게된 그림그리기를 취미로 삼아 그동안 저자가 그린 그림들을 엮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처음 그리기를 시작했을 때 그림에서부터 뒷부분의 전문가 수준의 그림을 보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는 그림 그리기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다. 초등학교 때, 미술시간이 수학시간 다음으로 싫었고, 특히나 만드는 것이 아닌 그리는 시간에는 자리를 피하고 싶을 정도였다. 2시간 동안 그림을 완성시킨 적이 없다. 대부분 스케치만 하다가 시간을 보내곤 했다.

스케치를 꼼꼼하게 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시간 내에 완성을 하면, 앞에 나가서 전시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내 그림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잘 그린 친구들을 보면, 그들의 손재주가 무척 부러웠었고, 어릴 때 미술학원에 보내주지 않았던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이 책의 부제는 잊었던 나를 만나는 행복한 드로인 시간 이다. 부제목대로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잊고 살았던 뭔가가 깨어나는 듯하면서 나도 한번 그리기를 시도해볼까 하는 충동을 여러번 느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잘 그리는 저자가 부렀웠다기 보다는, IT 업계에 일을 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살 수 있다는 점이 더 크게 와 닿았다. 누구나 꿈꾸는 삶이 아닐까?

일과 취미생활의 적절한 조화.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럼 나는?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가?

저자는 공항에서 우연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보고, 멋있어보여서 그리기를 시작했다고 했다. 또 나와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래서 손재주가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고도 했다.

2년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 그리기를 했다고 했다. 여기서도 1만 시간의 법칙이 통한 것인가.

책의 끝부분에는 그림 그리기를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는 경로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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