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호기심을 가지는 대상들의 대부분은 대개 그것을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북한의 경우가 그렇다.
6.25 전쟁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을 제외한,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 이상은 북한에 가보지도, 북한사람들과 만나서 말을 섞어보지도 못했다. 단순히 TV 매체에서 보도되는 정보만 믿고, 지레 짐작을 해야 하기에 외국인(저자)의 시각에 비친 평양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던 것들과는 많이 달랐다.
과연 이게 사실일까? 일 정도로.
이책이 2003년에 나왔으니, 실제 저자가 북한에 갔던 시기는 2000 년대 초 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북한 주민들과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이를 통한 구체적인 경험담이 나오길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북한 사람들은 가이드, 통역사가 전부였다. 이 사람들을 대동하지 않고서는 저자 혼자서 어딜 간다는 것이 불가능했던 점을 상기해보면, 그들은 감시 및 통제의 의무도 가지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저자가 일터를 제외하고 방문했던 곳도 가이드가 추천하는 몇몇 곳(여기도 사실은 대내과시용을 목적으로 지어진)에 불과 했다.
평양의 몇몇 화려한 건축물과 시설에 가려지는 어두운 면을 볼 수 있었다. 수십 층으로 이뤄진 대형 호텔은 관광객이 없는 탓에 절반이상이 빈방이었고, 지하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지하철은 다음 정거장에서 모두 내려야 했다. 거의 사용되지 않는 대형 영화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인건비 때문에 북한에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의뢰하는 건 수 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지만, 북한의 맨 얼굴을 내보이지 않고, 꾸미고 만들어진 모습만 보인다면, 결코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