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이 책을 보고 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었다. IT 쪽이지만 자기계발서 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책을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부록으로 실린 국내 개발자들의 인터뷰한 내용이다.
자기계발서의 특징이 책을 덮음과 동시에 읽은 내용은 다른 나라 얘기가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IT 자기계발서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조금은 허탈한 감마저 든다. 또한 번역된 책의 경우, 아주 특수한 국내 IT 여건을 고려해보면 더더욱 설득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지금껏 보아온 이런(?) 책 부류와는 다르게 실제 필드에서 일하는 국내 개발자들의 사례를 실은 점은 괜찮았다. 이런 이유 말고도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나에게 현재 시점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서는 20명이 넘는 프로그래머를 인터뷰했다. 프로그래머로서 살아가기 위해 알고 있어야할 모든 것을 담고있다. 읽고난 느낌은 역시 눈이 번쩍 뜨이게 할 내용은 없다는 것.
각 장마다 한명 씩의 각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일컬어지는 프로그래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20명의 서로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얘기한 것은 딱 하나다.

좋아하는 일을 한 것으로 시작했다는 것

이 단순하고도 삼척동자도 알만한 진리(?)를 이 책을 읽었단 말인가?

PS : 사람은 고민이 있을 때, 자신이 아닌 타인이나 다른 것을 통해 답을 찾으려 하는 습성이 있다. 내가 바로 그런데, 지금껏 '저 책이 나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알려줄거야' 하고 내심 기대하고 봤던 자기계발서은 모두 똑같은 대답은 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실천해야 하고 내가 변해야 한다 나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누구도 대신 찾아주거나 알려주지 않는다.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 구절

비밀 실험이란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승인을 받았을 수도 있고, 받지 않았을 수도 있는 비공식 프로젝트(보통 근무 시간 외에 진행됨). 프로젝트가 성장하면서 탄력을 받으면 해당 비밀실험 참가들은 더 많은 근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재량권을 받을 수 있다. 직원들이 근무 시간 중 정해진 비율만큼의 시간 동안 비밀실험에 쓰도록 장려하여 그 결과를 일종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회사도 있다.

- 비밀실험 활동으로 기존과 전혀 다른 개념의 기술이나 프로젝트 시작해보기
- 특허가 될 만한 것 발명하기
- 업계 전문지에 기고할 글이나 백서, 기술 문서 쓰기
- 권위 있는 학회나 저널에 학술 논문 발표하기
- 책 쓰기
- 근사한 곳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발표하거나 운영 위원회에 참여하기, 해변을 거닐거나 유적지를 관광할 만한 짬을 낼 수 있다
- 회사에서 이뤄지는 수백만 불 이상이 오가는 거래에 관여하기
- 업계의 향방이나 표준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원회 활동
- 더 많은 부하 직원 멘토링 및 차세대 리더 양성
- 사내 또는 사외의 동료를 위한 사회적인 이벤트 조직하기
- 자기 회사 또는 지역 소프트웨어 업체 및 대학 컨소시엄을 위한 저명인사 초청 강연 기획
- 자신이 참여한 기술에 대한 유튜브 동영상 쇼케이스 제작 참여, 영화 제작자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분명 즐길 만한 일이다

미국 28대 대통령인 우드로 윌슨이 한말
연설할 시간이 10분이라면 일주일은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연설할 시간이 한 시간이라면 지금 당장에라도 할 수 있다

뭔가 좋은 성과를 낼 때마다 노트나 파일, 스프레드시트 같은 데 기록해두자. (보통 대부분의 회사에서 1년에 한번씩 있는) 인사고과 철이 가까워지면 한 달이나 두달쯤 전에 상사에게 내가 잘한 일들을 상기시켜주는 게 좋다.

목표를 설정한다고 해서 중간에 생각을 바꾸면 안된다는 것은 아니라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 많은 사람이 - 실제로 우리 대부분이 - 30대나 40대에 20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열망을 가지곤 한다. 누구든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게 마련이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것이 달라질 수 있고, 유행이 바뀌기도 해서 상황에 따라 목표를 바꾸는 게 바람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목표를 가져야만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자신을 차별화시켜 보세요. 예를 들어 1990년대 중반에 자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는 다들 자바 프로그래머가 되었고, 구직 시장에 틀에서 찍어낸 듯한 자바 프로그래머가 넘쳐났죠. 그런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이 쉽게 대신할 수 없는 인재로 자라나기가 정말 어려워요. 운영체제 내부를 훤히 안다는 게 딱히 매력적이라거나 주류에 속한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덕분에 그쪽에서 일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거 어려운 거잖아” 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서 저는 다른 사람들과 분명하게 차별화 될 수 있었어요.

절박함 = 사전 준비 + 끈기
어떤 문제나 기회에 대해 절박함을 느낀다면 주저없이 행동하게 마련이다.
첫째,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하되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길 기대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둘째,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은 회사에서 일할 때로 제한한다. 회사에서는 사려깊고 예의 바른 불도저로 사는 것도 좋겠지만, 삶 전체가 그렇게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한다고 해서 못되게 굴어도 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일한다는 것을 핑계로 그 누구에게도 무례해서는 안된다.

시간 낭비는 하루에 75분을 넘기지 않고, 남들한테 다 보이게 대놓고 놀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논문, 책, 기고문 등을 준비하다보면 다른 어떤 과정과 비교해도 훨씬 더 심화된 공부를 하게 되고, 그 결과로 전문가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만 봐도, 웬만한 건 다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다보면 아직 알아야 할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걸 깨닫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 덕분에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나은 엔지니어, 데이터베이스 전문가, 전산학 전공자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소개해 보려한다.

내가 아주 잘 아는 주제에 대한 글을 쓰더라도 문법, 구문, 경쟁자들의 현황 등에 대해서 꼼꼼하게 신경 쓰면서 글을 쓰려면 상당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 점에는 학술논문이든 업계 논문이든 별 차이가 없다.

결국,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질이다. 별 내용없는 논문을 자주 발표하면 이력서에 적을 내용은 늘어나겠지만 결국에는 나에게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심사가 그리 까다롭지 않은 학회에 논문을 낼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철저하게 검토하지 않은 경우라도 최소한 세 명 정도의 훌륭한 동료에게 내가 쓴 논문 검토를 부탁하도록 하자.

나도 읽고 싶지 않은 글이라면 남이 읽을 필요가 있겠는가? 스스로 내가 쓰고 있는 글이 읽고 싶은 생각이 들 만한 글인지 다시 한번 따져보도록 하자.

협업하면 거의 언제나 더 적게 일하고 더 나은 글을 만들어낼 수 있다. 혼자서 어떤 주제를 모든 각도에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풀어놓을 수 있을 만한 깊이를 갖추기는 쉽지않다.

글 쓸 거리가 있다고 글이 완성되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이 성공을 거둘 때 썼던 문체와 전략을 분석해보도록 하자.

직원들이 논문이나 책을 내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회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설사 논문이나 책을 냈다고 돈을 준다고 해도 아주 많은 금액은 아닐 것이다.
어차피 집을 산다거나 할 정도로 많이 주는데는 없다. 하지만 고객에게 도움을 주고, 업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자기 역량을 넓히거나 심화할 수도 있고, 경력에 도움을 줄수도 있고, 자기 이름이 출판물에 인쇄되어 나오는 걸 직접 볼 수도 있다. 분명히 가치있는 일이다.

잘해야 재미가 있다. 잘하지 못하면 재미도 없다
이러한 선순환의 첫 시작은 열심히 공부해서 동급 사람보다 잘하는 것이다. 거기까지만 하면 된다. 이후부터는 선순환의 사이클이 여러분을 성공의 길로 이끌 것이다.

-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라
- 어떤 일을 좋아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잘해라
- 그리고 선순환의 사이클을 그려라
- 잘하게 되었으면 겸손해라
- 뭐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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