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웹서핑 도중에 저자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스치듯이 알게된 후, 도서관에서 빌려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종로와 고양시의 도서관들에 10권 가까이 책이 있었지만, 워낙에 인기있는 터라 쉽사리 대여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운좋게 종로에서 손에 쥘 수 있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자를 모를 수는 없을 것이다. 도보여행과 구호단체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해준 건 저자의 책을 읽고나서부터 였다.

내가 기억하기로 아주 오랜만의 신간이라 내용과 상관없이 반가움에 책을 펼쳤다. 제목처럼 암시하듯, 그녀는 3년전 결혼을 했으며, 한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며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

구호단체에서 처음 만난 남편은 60대 후반, 저자는 60대 초반에 결혼을 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만족감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생각으로 삶을 산다니.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실제로 그들이 썼던 책의 내용처럼 사는지 궁금하고 그렇게 사는지 찾아볼 때가 있다.
저자를 모르는 독자라면, 과연 이 책을 60대의 부부가 썼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30대에 만나 60년 잘사는 것도 좋지만, 우리처럼 60대에 부부가 되어 30년 사이좋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한게 아닐까?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가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에 쫓기듯이 하는 건, 아니다.

1년의 6개월을 따로, 3개월간을 각각 네덜란드와 한국에서 사는 이들 부부. 서로의 사는 방식과 공간을 존중하며 살려고 노력한다. 물론 여타의 부부들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투기도 하지만.
저자도 말하지만, 이들이 30대에 만났다면, 지금처럼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었을까.

이 부부에게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쿠바로 떠난 신혼여행에서 스페인어와 살사를 정복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놀랍다. 살사는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인생의 마무리할 때까지 여러 프로젝트 목표를 세운다.

기억에 남는 또 한가지를 적는다면, '유언장을 작성하는 일'이다. 나도 언젠가 유언장을 적어두었다. 저자처럼 매번 내용이 바뀌긴 하겠지만.
적는 것 자체의 의미보다도 적으면서 앞으로의 남은 삶을 생각해보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들의 프로젝트를 응원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살아야겠다' 라는 삶의 본보기가 되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갈필을 못잡을 때마다 컨닝할 수 있으니.

  • book/함께_걸어갈_사람이_생겼습니다.txt
  • Last modified: 9 months ago
  • by like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