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든지 마찬가지이겠지만, 패션이나 트랜드처럼 기술도 돌고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옛날 기술이 그대로 다시 사용되는 건 아니고, 기존에 있던 기술들이 융합(?)되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사용되는 사례를 본다.
내가 학교 다닐때만 해도 8051 같은 마이크로 콘트롤러를 이용한 제어, strongarm 같은 32비트 cpu 를 이용한 임베디드 시스템이 막 시작되던 때였다.
이후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같은 타켓보드가 만들어졌고, 인터넷과 결합되고 다른 장치들과 연결되면서 IOT 라는 개념이 생겼다.
본래 이쪽 바닥에 있던 사람들은 딱히 새로울 것이 없는 기술이다. 실무을 했던 2015년과 비교해볼 때, 크게 달라진 점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책은 미국의 유명한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기술했다. 과연 IOT 로 뭘할 수 있지라는 의문이 든다면, 이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책에 실려있는 대부분의 사례는 미국의 것으로, 그나마 부록으로 2개의 국내업체의 사례가 나와있다.
정부나 매스컴에서 IOT, 4차 산업혁명 이라는 말은 귀가 아프게 들었지만, 실상 머릿 속에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는 어려웠다. 책 제목처럼 IOT 를 이용해서 사업화하려는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술적인 내용은 거의 다루고 있지 않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던 부분은
디바이스들끼리의 통신을 뭘로 할 것인가? 였다. 송수신 거리가 멀고 속도가 빠를수록 높은 전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트레이드오프가 불가피하다.
책에 소개된 것 중에, 지그비(zigbee)라고 하는 통신방식이 그나마 괜찮아보여서 국내서적을 검색해보니, 10년 전에 출간된 책이 마지막이다.
미국에서는 많이 사용할지 몰라도, 국내는 WIFI 또는 BT 가 압도적이다.
책의 첫 절반은 IOT 기술의 개략적인 설명,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실제 사용 사례를 소개한다.
생각보다 꽤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었다(미국에서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던 농업분야 사례로 소개된 것으로는, 대형 농기계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서버에 저장하고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하는데 활용하고 있었다.
아마도 IOT 기능을 내장한 농기계는 무척이 비쌀 것이다. 대농이 아니고서야 사용해볼 일이 없는.
이것 역시 미국의 사례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책을 읽고나서 든 전체적인 느낌은 지금도 앞으로도 IOT 가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또한 점차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고, 사용될 것이라는 점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많이 쌓아놓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단순히 가격만 비싼 IOT 장비가 될 것이다.
지금껏 무수히 새로운 기술들이 나왔지만, 살아남은 것들은 몇 안된다. 나머지는 소리소문없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과연 IOT 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