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_딸_우리_땅에_서다 에서 언급한 내용을 발췌해서 적은 것이다.
도보여행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간추렸다.

도보여행 기본 장비

신발, 비옷, 배낭은 등산의 3대 필수 장비이자 도보여행의 필수 장비이다.
처음부터 여행 장비 일습을 장만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꼭 그렇게 할 필요도 없지만, 이 세가지는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장비의 질은 천차만별이지만 나는 이런 기본 장비를 살 때는 백화점이 아니라 전문점에서 사고, 조금 비싸더라도 고급제품을 산다(결국에는 이것이 돈을 버는 것이다).

하루, 이틀 정도의 짧은 도보여행에는 이미 가지고 있는 신발 중 편한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상관 없지만, 일주일 이상의 장기 도보여행일 때는 걷기에 알맞은 신발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옷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달리 입듯이 신발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 등산화는 너무 딱딱하고 테니스화나 조깅화는 바닥이 너무 얇아서 아스팔트 길을 오래 걸으면 금방 발이 피곤해진다.
도보여행에는 우선 무겁지 않고(신발 무게 1 킬로그램이 배낭 무게 5 킬로그램에 해당한다). 목이 올라와서 발목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하며,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 있어 발의 움직임이 편해야 한다.
또 발 뒤꿈치에 쿠션이 있고 바닥이 두꺼워야 충격 흡수가 잘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것으로는 경등산화나 하이킹 슈즈가 적합하다.

긴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신발을 사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여행 계획이 있으면 적어도 일주일 전에는 구입해서 그 신발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신발을 살 때는 반드시 직접 가서 사야 한다. 발의 생김새도 천차만별이라서 어느 회사의 어느 브랜드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본인이 직접 신어보고 몇 발짝이라도 걸어보아서 편한 것을 고르는 게 최상책이다.

발은 저녁이 되면 붓거나 혈액이 모여 조금 커지므로 신발구입은 저녁에 하는 것이 좋다.
신발을 신어서 발가락을 놀릴 수 있을 정도의 공간, 혹은 손가락이 간신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발끝으로 서 있어도 발가락이 불편하지 않아야 하며, 앞부리나 뒤꿈치로 차 보았을 때 발이 아프지 않아야 한다.

신발끈을 조였을 때 발 뒤꿈치가 뜨지 않아야 하며, 신발을 신고 잠시 걸어보았을 때 어딘가에 자꾸 닿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을 고른다. 뒤꿈치가 너무 뜨거나 꽉 끼면 촬과상이나 물집이 잡히기 쉽다.
나는 경등산화는 구두를 살 때보다 5mm 큰 것으로 산다.

명심해야 할 것은 자기의 발 크기만으로 신발을 고르면 안된다는 것이다. 신발은 발의 크기보다는 볼 넓이등 발의 형태에 맞아야 하며, 모양이나 색깔이 예쁘다고 고르는 것은 절대금물이다.
참고로 비가 와서 신발이 젖었을 경우에는 신발 안에 신문지를 구겨 넣어 습기를 없애고, 그늘에서 말린다.

내 경험에 의하면 낚시용 판초는 펄럭거리기 때문에 아주 불편하고 때로는 위험하기 까지 한다. 도보여행에는 아무래도 재킷과 바지가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비옷에는 모자가 달려 있어야 한다. 걷는 중에는 비가 와도 손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대개 우산을 쓰지 않으므로 모자에 비를 막기위한 챙이 있어야 하고 목까지 가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모자를 썼을 때 너무 얼굴을 덮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야가 가려져서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길이는 엉덩이까지 덮이고, 소매 끝이 약간 긴것이어야 방수복으로서의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봉합 부분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특히 몸체와 모자가 이어지는 부분의 봉합이 방수 봉합되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허술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무리 소재가 좋아도 솔기 등에서 물이 새기 때문에 비옷의 구실을 잘 할수 없다.
좀 비싸기는 해도, '물방울은 통과하지 못하지만 수증기는 통과시킨다'는 고어텍스로 한 벌 준비해두면 평생 즐거운 빗속의 산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비옷 입는 것을 싫어한다. 아무래도 걸리적거려서 걷기 불편하고 땀이 나서 끈적거리기 때문이다.

도보여행이라고 해서 등산이나 다른 배낭여행 때와 전혀 다른 색다른 배낭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만약 도보여행을 위해 따로 살 생각이라면 이점을 유념하자.
등과 어깨끈에 쿠션이 있고, 허리 부분에 벨트가 있어야 한다. 무게 중심이 허리쪽으로 기울어야 허리와 어깨는 물론 척추에 부담이 안간다고 한다.
양손을 마음껏 흔들어도 팔꿈치가 닿지 않을 정도로 날씬하면서도, 양쪽에 주머니가 달려 있어야 번번히 가방을 여는 번거로움이 없다.
짐을 다 넣은 배낭을 지어보아 등에 남는 공간 없이 찰싹 달라붙어야만 등과 어깨의 부담을 줄여준다. 어깨와 허리도 몸에 딱 맞아야 한다.

배낭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낭을 어떻게 싸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짐이 얼마 없다고 모든 짐을 한 꾸러미에 넣는 건 현명하지 못한 방법이다.
배낭을 잘 싸면 그만큼 힘도 덜 들고 어깨와 허리를 보호할 수 있다. 배낭 꾸리기는 아주 중요하니까 이번 기회에 기초부터 한번 살펴보겠다.

배낭 꾸리기의 1조 1항은 '첫째도 가볍게 둘째도 가볍게, 셋째도 가볍게'이다. 배낭을 쌀 때 조금이라도 망설이게 되는 물건은 빼놓고 가고, 여행중이라도 큰 소용이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집으로 보내버리든지 과감히 없앤다.
가볍고 부피가 큰 물건은 아래로, 무거운 것은 위로 좌우대칭이 되게 넣어야 무게 균형이 맞는다.

자주 사용하는 것은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배낭 머리나 사이드 포켓에 넣는다. 깨지기 쉬운 것은 타올이나 티셔츠등으로 한번 감싼 뒤 배낭에 넣는다.
세면도구나 화장품 등 자질구레한 것들은 종류별로 내용물이 비쳐 보이는 투명한 지퍼백에 넣어야 찾기 쉽다.

비가 자주 오는 시기에 여행을 떠난다면 배낭 안에 아예 큰 비닐 봉지를 넣고 배낭을 싸는 것이 좋다.
배낭의 모양이 찌그러져 있을 경우, 적어도 등 부분만은 판판해야 걷기 좋으니 그 부분에 신문지를 이용한다.

도보여행 준비물

30만분의 1 지도 : 하루하루 지나온 구간을 표시하기에 적당하다. 물론 지도란 자세할수록 좋겠지만 무겁고 두꺼우면 가지고 다니기에 불편하다. 나는 지도책의 뒷부분에 있는 주요 도시 세부도는 아예 잘라버렸다.
국토 종단중 전혀 필요없는 것인데 무겁기만 하기 때문이다.

한장짜리 전국지도 : 내가 오고 갈길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펴보게 되니 접는 부분이 닳아 곧 너덜너덜해지고 비가 와서 물에 젖으면 쓸모가 없어진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나는 아예 지도를 비닐로
싸서 봉해 가지고 다녔다.

기록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다. 국토 종단은 개인으로 보면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다. 그냥 마음속에만 담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며칠 묵혀두었다 쓰는 것도 당시의 느낌이 걸러져버리므로 그날 일기는 그날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기 이외에 걷다가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도 놓치기 아까운 것들이 많다.
그럴 때는 주머니에 가지고 다니기 좋은 작은 노트가 제격이다. 목걸이 볼펜도 아주 유용했다.

입고 걷는 옷 한벌, 갈아입을 옷 한벌, 잠옷 대용으로 입을 반팔 티셔츠와 편한 반바지, 점퍼, 등산조끼, 양말, 속옷등을 가져간다.

기본적으로 가볍고 편하고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이 좋다. 또 단추나 지퍼가 달려서 입고 벗기에 편한 옷이어야 한다.
나는 걷기 시작할 때는 충분히 따뜻하게 입었다가 걸으면서 몸이 풀리면 하나씩 벗었다. 3월에는 순모로된 폴라 T 에 스판텍스 면바지, 그위에 폴리에스테르로 된 지퍼 달린 점퍼를 입었다.
날이 궂거나 바람이 불면 울 소재의 내복을 입었고 스카프를 둘렀다. 주머니가 많은 등산 조끼는 점퍼 밑에 껴입었다.

여름에 도보여행을 하는 사람은 땀 흡수가 잘되고 통풍이 잘되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초여름이라면 반 소매에 반바지가 좋겠지만, 한 여름에는 오히려 얇은 천의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이 시원하다. 챙이 넓은 모자는 필수품, 한여름에는 머리를 모두 덮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겨울철의 도보여행에 입을 겉옷은 앞이 터진 순모 제품이라야 따뜻하고 입고 벗기에 편리하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겹 입는 것이 훨씬 따뜻하다. 겨울 여행에는 울 모자와 목도리가 필수다. 체열의 50 ~ 70 % 가 머리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바지는 여유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여름이라면 면 반바지도 좋겠지만, 편안해 보이는 쫄 바지는 통풍이 안 되어서 장시간 걸을 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속옷은 잘 마르는 것으로 2 벌이면 충분하다. 여관방은 한 여름만 빼고는 대개 따뜻하므로 웬만한 빨래는 밤 사이에 다 마른다.
여름철 외에 입는 내복은 차가워지지 않고 보온성이 있는 울이 좋다.

양말은 무척 중요하니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나는 면 양말 두켤래, 울 양말 두켤래로 충분했다. 면 양말은 땀에 잘 젖기 때문에 상처를 일으키기 쉬워서 울 양말을 더 선호하지만, 나는 제일 안쪽에는 땀이 잘 배는 얇은 면 양말을, 그위에는 약간 두꺼운 울 양말을 신어 쿠션이
생기게 했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안쪽에 면 양말을 신으로 땀이 차서 젖었을 때 동상에 걸릴 수도 있으니 울 양말을 두 켤레 겹쳐 신는 게 보온에도 좋고 발도 푹신푹신 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양말은 반드시 발 크기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 작으면 발을 죄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겨울에는 동상에 걸린다), 너무 크면 신발안에서 주름이 생겨서 피부 마찰을 일으켜서 물집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비상약

국내 여행중에는 그리 많은 약들이 필요없지만 그래도 비상시에 쓸 것들을 챙겨보았다.

근육통 진통제(안티프라민, 맨소래담, 제놀), 일회용 밴드, 압박 붕대, 지사제, 진통제, 감기몸살약, 바르는 마이신, 먹는 마이신, 청심환, 소화제, 입술연고, 촬과상 연고, 소독용 알콜, 솜, 반창고, 거즈

세면도구와 화장품

나는 여행 중에 화장은 하지 않지만 기초 화장품인 로션, 영양크림과 자외선 차단제가 든 선크림을 발랐다. 베이비 파우더도 요긴하게 쓰인다.

그 외의 물건들

흰색이나 노란색 등 밝은 색이 좋다. 여행도중 빨래거리를 싼다든지 부득이하게 해가 지고나서 걸어야 할 때 우산대를 이용하여 깃발을 만들 때도 유용하다.

나는 집에서 쓰는 까만 비닐봉지를 가지고 다니면서 비가 올때 배낭 안에 있는 물건을 우선 여기에 한번 싸서 넣어두어 짐을 젖지 않게 했다.
산에 가서 쓰레기를 치울 때도 여기에 담아오면 좋다. 아주 추울 때는 옷 사이에 끼어 입으면 바람도 막아주고 보온도 된다.

이외에 책 한권, 배낭 방수 커피, 우산, 조그만 손전등, 얇은 보조배낭(여행 중에 잠시 가벼운 나들이를 할 때 필요하다), 카메라, 핸드폰과 충전기, 반짇고리, 장갑, 성냥, 신문지, 스위스칼, 신분증, 투명한 지퍼백

잘 걷는 법

본문에서도 여러번 말한대로 도보여행에서 잘 걷는다는 것은 빨리 걷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속도를 찾아 즐겁게 걷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걷기 전이나 휴식을 취하고 난 후에는 단 5 분간 이라도 스트레칭을 하여 근육과 관절을 풀어 주어야 한다. 근육이나 관절은 따뜻해진 후에 탄력이 생기고 유연해진다.
스트레칭을 통해 무리한 운동으로 인대가 늘어나는 것 같은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이불안에서 팔과 다리를 최대한 펴면서 힘껏 기지개를 켰다. 그러고는 특별히 당기는 근육부위를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했다.
누워서 두손을 잡고 한쪽 다리씩 안고 있기, 앉아서 양손으로 무릎을 껴안으면서 상체도 같이 굽히기, 일어서서 무릎을 굽히지 않고 허리를 될 수 있는 대로 깊숙히 굽히기, 일어서서 한쪽다리를 의자나 창틀에 대고 힘껏 펴기,
똑바로 서서 발 앞꿈치로 서있기, 허리 돌리기, 팔돌리기, 팔을 뒤로 차고 가슴 내밀기등 평소에 하던대로 , 또는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걷는 도중 휴식을 취하고 난 후에는 벽이나 나무에 기대어 종아리를 허벅지 뒤쪽에 붙이면서 장딴기 근육을 풀거나 한 발을 구부려서 다른쪽 다리의 넓쩍다리 근육을 풀어주기도 한다.

걷는 데는 무엇보다도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걸음걸이 자세가 좋지 않으면 등, 목, 어깨등에 부담을 주어 쉽게 지치고 피곤하게 되며 걸음 속도도 느려진다.
특히 고개를 숙이거나 어깨를 움츠리고 걸으면 얼마가지 못해서 목과 어깨 근육에 무리가 온다.
걷기 좋은 자세란 상체를 바로 세우고, 어깨와 엉덩이가 일직선에 놓이도록 하고, 머리는 똑바로 세우면, 턱은 목쪽으로 끌어당긴 상태로 걷는다.
그렇다고 군인처럼 뻣뻣하게 걸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하라는 말이다. 시선은 전방 5 ~ 6 미터 를 응시하는 것이 좋다.

리듬에 맞추어 경쾌하게 걷는다. 터벅터벅 걷게 되면 무릎과 등에 무리가 온다. 무릎을 편 채 발 뒤꿈치부터 딛고 나서 발 전체로 땅을 디디는 것이 좋은 자세다.

보폭은 자연스럽게 벌리고, 무릎은 많이 굽히지 않으며, 발을 옮길 때는 가급적 일직선에 놓이도록 한다. 보폭을 크게 하면 빨리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자기에게 맞지 않으면 엉덩이를 불균형하게 만들고 무릎에도 무리를 준다.
그러니 자기 걸음 속도와 보폭으로 걷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걷기 시작한 후 처음 20 ~ 30 분은 평소보다 약간 속도를 줄여서 느긋하게 걸으면서 배낭이 균형있게 잘 싸여 졌는지. 뭔가 딸각 거리지는 않는지, 신발끈은 적당히 매어졌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도보여행 중 얼마만에 한번씩 쉬어야 좋은가는 순전히 걷는 사람의 보폭과 속도 그리고 주변 경치나 그날의 날씨에 달렸다. 1 시간에 10분도 좋고, 2 시간에 20분도 좋다. 나는 경치가 좋을 때는 30분에 한번씩도 쉬었고,
날이 궂은 날은 5시간 내내 한번도 쉬지 않고 걷기도 했다. 나는 걷는 도중 휴식을 취할 때면 신발은 물론 양말까지 다 벗고 쉬면서 발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었다.

국토종단 중 산을 넘어야 할 때가 있다. 산을 올라갈 때는 신발끈을 좀 느슨하게, 내려올 때는 꼭 매고 내려온다. 특히 내려올 때 신발에 발끝이 닿게 되면 물집이 생긱고 아픔을 느끼게 되므로 양말은 푹신하게 신발은 넉넉하게 신어 주어야 한다.

도보여행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 2 가지

반드시 차가 오고 있는 쪽으로 걷는다. 이렇게 해야만 앞에서 오는 차를 감지 할 수 있고 만약의 사고를 대비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차 진행방향을 따라 걷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해가 지고 나면 걷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 부득이 하게 걸어야 할 경우에는 밤에도 잘 보이는 흰색등의 옷을 입어야 하면, 흰 깃발을 달아 운전자에게 앞에 사람이 걷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도보여행의 사고는 저녁 어스름에 가장 많이 난다고 한다.

다리의 피로를 푸는 방법

뭉친 근육은 한시바삐 풀어주는 것이 좋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대로 눈에 띄는 사우나나 숙소의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몸을 담그는 등 바로 바로 피로를 푸는 것이 상책이다.
만약 욕조가 딸린 곳이 아니라면 간단히 족욕을 하는 것도 좋다. 족욕시간은 대개 10 ~ 20분 정도면 적당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보통 온몸이 따뜻해지고 겨드랑이나 이마에 아련할 정도로 땀이 배거나 허리 언저리가 따뜻하다고 느낄때 까지가 가장 적당하다.
소금이나 겨자 가루를 넣으면 더 좋다. 발의 부기를 없애고 피로 회복을 도와주어 하루의 마감으로 그만이다.

물집예방 : 도보 여행 중에 신발이나 양말이 발에 익숙치 않다든지 갑자기 무리한 행군을 했을 때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우선은 예방이 최선이다.
행군을 하기 직전 발 사이사이에 세수비누를 갈아 넣어두면 마찰을 피하게 해주어 물집 생기는 것도 막고 지독한 발 냄새까지 방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이다.

내가 긴 산행을 할 때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다. 여름에는 면 양말을 신기전에 베이비파우더를 듬뿍 발라주고, 겨울에 걷게 된다면, 양말에 마른 고추를 넣어둔다.
피가 잘 통해서 발가락이 시리지 않고 따뜻해진다.

물집관리 : 일단 물집이 생격다면, 따주는 것이 상책이다. 바늘에다 실을 꿰어 물집을 통과시켜서는 실을 그대로 둔 채 끝을 자르고 내버려두면 실을 타고 물이 흘러나와 아침이면 말끔해진다. 이 외에도 저녁에 자기전에 발 로션을 발라 손으로 꼼꼼히 마사지해준 다음
브러쉬로 발을 두드려 주는 것도 좋은 발 마사지 법이다. 발을 약간 높은 베개에 한동안 올려놓고 있어도 다리 피로가 풀린다. 걷는 사람에게는 발이 제2의 심장이라는 것을 늘 명심하길.

가끔씩 무릎이 아플 때도 있다. 나는 저녁에 뜨거운 물수건을 만들어 무릎 마사지를 하고 근육 로션을 듬뿍 발라 압박 붕대로 감았는데 제법 효과가 있었다.
물론 밤새도록 압박 붕대를 감아 놓으면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발이 붓게 된다. 국토 종단 후반부에는 무릎에 충격을 덜 주기 위해 운동 선수용 인대 보호대를 했었다.

도보여행 중 식생활

며칠씩 계속 걷는 데는 대단한 열량이 소모된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 킬로그램인 성인 남자에게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가 2,500 칼로리 인데, 중노동을 할 때는 약 3,000 ~ 3,500 칼로리, 일정한 속도로 걸을 때는 4,000 칼로리 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루에 이만큼의 열량을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나는 여행 내내 하루 종일 배가 고팠다.

영양학 교과서에서 말하는 걷는 사람을 위하 바람직한 영양소 비율은 탄수화물 50~60%, 지방 20~30%, 단백질 10~20% 이다.

도보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우선 밥을 평소보다 1.5 배로 많이 먹고, 3일 정도에 한 번씩 저녁으로 고기를 먹어두었다. 아침에는 우유한컵, 그리고 떠먹는 요구르트 한컵, 오렌지 주스등을 마셨고 과일은 저녁을 먹을 때 같이 먹었다.
비타민 C 의 보고라는 감잎차도 마쳤다. 물은 하루에 2~2.5 리터 정도 마신것 같다.

비상식으로 땅콩이나 육포, 건포도, 사탕, 곡물로 만든 비스켓, 초콜릿, 양갱 등을 늘 준비해 가지고 다녔다.
하지만 하루의 열량이나 영양소 비율을 엄격하게 따지지 않고, 다니는 지방의 독특한 먹거리를 맛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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