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떠난 아시아 자전거 방랑 라는 책에 소개된 자전거 여행 시에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발췌한 내용이다.

여행 팁

하루 이동 거리는 사람마다 많이 차이가 나지만 70~100 km 정도가 일반적이다. 너무 과도한 욕심은 버리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하루 70~80 km 달리는 페이스를 유지하며 하루 2시간 정도는 지나가는 곳을 즐기고 이해하는 휴식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았다.

일반적으로 여행자들은 자전거 여행이 돈이 적게들 것이라는 생각들을 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교통비는 적게 들겠지만 여행기간을 길게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고 평소보다 정말 많이 먹으며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먹는 데는 돈을 아끼지 말라.
체력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주행 중 마모가 심한 부품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여러 견해가 있다. 정해진 답은 없으므로 여러 기어를 다양하게 사용하거나 자주 체인을 청소하는 방법 등을 시도해보며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실제로 여행하면서 그렇게 자전거를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아침마다 출발 전에 10 분 정도 자전거를 훓어보기만 해도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브레이크 패드에 돌이 달라붙으면 림이 쉽게 파손되므로 매일 아침 일상 점검 때 브레이크 패드는 꼭 확인하도록 한다.

국제 학생증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신원이 불확실한 사람이 여권을 보여 달라고 할 경우에 여권 대신 내밀거나, 여러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학생증이 아니더라도 사진이 박힌 플라스틱 카드에 영어로 이름이 들어간 물건을 준비해가면 간혹 요긴하게 쓰일 때가 있다.

1만 km 이상의 장기 여행을 하려면 허브의 마모도 관리를 잘해야 한다. 1만 km 에 한번 정도는 허브를 열어 그리스를 갈아주며 내부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허브 안의 베어링과 베어링을 감싸주는 허브콘이라는 부품이 특히 마모가 잘되는데, 부품 수급이 힘든 곳에서는 이 부품만 한국에서 우편으로 받아서 교체해도 허브의 상태가 한결 좋아진다.

자전거 운송 규정은 나라별로 융통성이 있으나 상황은 제각각이다. 가장 큰 재량권을 가진 직원은 공항 카운터 수화물 접수의 총괄 담당자다. 그날의 비행기 전체 무게에 따라 이 담당자가 자전거 무게의 돈을 다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다.
공항에 미리 도착하여 시간을 두고 협상을 하도록 하자. 돈 없어 보이는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금액을 크게 깎아주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서 소포를 받을 때는 볼 것이 많은 도시에 호텔을 잡아두고 물건이 오는 동안 관광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며칠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

여행 내내 100% 자전거로만 달리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이야 어쩔 수 없지만 자전거 여행 중에 간간히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버스나 기차를 탈 때는 부득이하게 짐을 따로 두어야 하는 일이 생기므로 원치 않는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가방에 잠금장치를 달거나 끈이나 비닐 커버로 짐 전체를 동여매는 습관을 들이자.
도난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갑작스레 내용물이 쏟아지는 불상사도 막을 수 있다.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덜 알려진 지역을 여행하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일반적인 여행 안내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나마 백과사전식으로 구성된 '론리플래닛' 같은 책자가 도움이 되는 편이다. 여행지의 역사, 주변 나라와의 관계, 국경정보, 유명하지 않은 작은 도시에서의 숙박 정보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론리플래닛' 시리즈 중에는 일부 지역에 한하여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전문 여행서도 나와 있어 참고할 만하다.

장기여행을 떠날 때 기본적인 의약품 몇 가지는 챙겨가야 한다. 찰과상과 바이러스성 급성설사(물갈이 병이라고도 한다)에 대한 대비가 기본이다. 그 외 현지에서 잘 걸리는 병은 그곳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약이 제일 잘 듣기 때문에 현지에서 구입해도 된다.
필요 이상으로 예방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여행 전에 구입하는 약품은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에 맞는 장비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 표준 규격에 맞는 짐받이와 이를 장착하기 위한 아일릿(나사구멍, 앞바퀴와 뒷바퀴 쪽의 프레임에 기본으로 뚫려 있는 이 구멍이 있으면 짐받이와 머드가드를 장착하기가 쉽다)이 있으면 편리하기는 하지만 산악용 자전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기 자전거에 원하는 장치가 없으면 직접 만들면 된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근처 철공소로 가보라.
솜씨 좋은 아저씨가 당신의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다. 참고로 알루미늄은 가볍기는 하나 부러지면 수리가 거의 불가능하다. 조금 무겁더라도 철로 된 장비는 간단한 용접을 통해 수리할 수 있다.

림은 마빅(mavic) 제품도 좋지만 장기여행을 하면 대부분 중간에 균열이 생깁니다. 그럴 땐 알렉스 몰튼 제품이 더 좋지요
프레임은 역시 크로몰리가 가장 여행에 좋습니다. 1년 넘게 여행하면 알루미늄은 피로가 누적되어 문제가 생기더군요.
부품은 시마노 데오레 급이면 3년 여행도 충분합니다. 가끔 그리스를 바르고 허브콘만 갈아주면 됩니다.
앞 서스펜션은 여행에 전혀 필요없습니다.

자전거 여행에서 자전거에 부가되는 짐과 부품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처음부터 가볍고 튼튼한 부품으로 자전거를 꾸미면 좋겠지만 문제는 값이 매우 비싸다는 것. 반면 무거우면서 튼튼한 제품은 쉽게 구할 수 있다.
무게가 조금 늘더라도 내구성을 가진 부품으로 자전거를 꾸미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때 유리하다. 솔직히 기껏 비용을 들여 자전거 무게를 줄여보아도 물통하나 더 실으면 거의 의미가 없다. 늘어나는 무게는 체력을 길러 보완하는 것이 백배 낫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의외로 많이 망가지는 부분이 짐받이다. 무거운 하중에 시달리는 데다가 달리면서 계속 흔들리기 때문에 프레임과 연결된 다리 부분에 피로가 누적되어 어느 순간 부러지는 것이다. 짐받이가 부러지면 짐을 실을 수가 없어서 이동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요즘 나오는 짐받이는 거의 알루미늄으로 만든 것들인데, 일루미늄을 용접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검증된 알루미늄 짐받이를 쓰거나 무겁더라도 튼튼하고 수리가 용이한 철제 짐받이를 쓰는 것이 좋다.

비자는 그나라 대사관의 고유권한이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규약은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여러 문제로 원하는 비자를 못 받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만 잘 하면 정해진 규약과 관계없이 비자를 발급받을 수도 있다.
일단 직접 대사관에 가서 문을 두드려 본다. 대부분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어느 정도 선처를 해준다. 거기에 당신 나라의 멋진 문화유산을 보고 공부하고 싶다는 말이라도 보탠다면 생각지도 못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럴때 자신의 여행이 소개된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 또는 누구나 알만한 유명인과 함께 찍은 사진 같은 것이 있으면 매우 유용하다.
공인된 기록은 그 사람의 신원을 보증해주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여행 중 신문사나 방송사를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해보라.
자전거 여행자는 좋은 기사 거리가 되므로 매스컴에서도 반긴다. 더불어 좋은 추억도 만들 수 있다.

한국에서 백번 생각하며 준비한 장비라 해도 대부분 실제 여행에서 별로 사용되지 못하고 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여행 중 필요에 따라 추가로 챙겨야 하는 장비도 생긴다. 그러나 자신이 지니고 여행할 수 있는 무게보다 30% 정도 적게 준비해 가야 나중에 후회하며 비싼 장비를 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옷은 꼭 필요한 것만 챙겨가고 더 필요한 것은 현지에서 구입해도 된다.
단, 짐 무게에서 여행 중 챙겨야 하는 물과 음식은 별도다.

타이어는 의외로 손상을 입기 쉽다. 펑크를 수리할 때는 분해한 림 밑에 천이라도 깔아서 림의 매끈한 면이 손상되지 않게 조심한다. 손상된 림은 타이어에 파고들어 타이어가 쉽게 찢어지기 때문이다. 손상된 림 때문에 공기 주입구 부분이 찢어지기라도 하면 튜브를 교체하는 수밖에 없으므로 여분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만으로 여행을 하겠다고 마음먹어도 안전상의 이유로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귀중품은 자전거 핸들가방에 보관하는 것이 제격이다. 핸들가방에 귀중품을 모두 넣어두면 급하게 자전거를 버스에 실어야 할 상황이 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가방 하나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이다.
또 급하게 화장실을 가거나 자전거와 짐을 출입구에 맡기고 관광지 구경을 하더라도 핸들가방만 잊지 않고 챙겨가면 최악의 상황에 처하더라도 귀중품만은 건질 수 있다.

자전거 허브 같은 섬세한 부품은 초보자가 수리한다고 분해했다가는 더욱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 분해와 조립이 어려운 부품은 되도록 자전거 샵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대도시에서 시도하기 바란다. 또한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부품은 매우 비싼 것이 많은데, 여행하는 나라의 사정에 따라서는 그런 고가의 부품이 사용된 자전거를 정비해본 적도 없는 기술자도 많으므로 함부로 그들을 믿고 수리를 맡기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여행할 때 지갑에는 항상 돈을 조금씩만 넣고 다니는 것이 좋다. 상황에 따라 가진 돈이 이것밖에 없다고 하면 꽤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자전거에는 보통 6~7 개의 짐을 실을 수 있다. 바퀴 양쪽으로 페니어 네개, 뒷 짐받이 위에 가방 두개, 그리고 핸들바, 이 정도만으로도 60~70 kg 정도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짐의 양은 자전거를 제외하고 한번에 모두 옮길 수 있는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그래야 도난을 방지하고 위기 상황에 재빨리 대처할 수 있다.
자전거 트레일러는 실을 수 있는 짐의 양을 비약적으로 늘려주는 물건이지만 트레일러 자체의 무게와 부피, 달릴 때 일어나는 저항감이 부담되므로 장기 여행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특히 여행 중 긴급을 요하는 상황이나 도심지에서 높은 층에 있는 호텔에 숙박할 때 트레일러는 매우 거추장스러운 짐이 된다. 트레일러는 호주나 몽골처럼 3~4일을 달려도 사람하나 구경할 수 없는 오지에서 음식물을 가지고 이동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국경을 넘을 때는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천천히 여행해오며 익혀왔던 한 나라의 체제가 완전히 뒤바뀌게 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새로운 나라의 방식을 익힐 때까지 며칠은 모든 면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국경은 되도록 아침 일찍 건너는 것이 좋다. 남는 돈은 비상식량으로 바꾸어 짐에 넣어 둔다. 국경 환전소는 환율이 안 좋지만 국경을 넘은 뒤 바로 환전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한 미리 충분한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국경에 환전소나 현금 인출기가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기왕이면 국경에 이르기 전에 환전을 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정 불안하다면 국경을 넘은 뒤 첫 도시까지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자전거나 패니어의 로고나 마크등은 검정색 테이브로 말아 보이지 않게 한다. 최대한 수수하고, 볼품없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본 여행 전에 한 두번 정도 예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좋다. 체력 단련 겸 자전거와 함께 철도, 고속버스, 비행기를 이용하는 훈련을 겸한 것이다. 앞에서 말한 준비물을 갖추고 실제 상황처럼 달려본다.
다음 세가지 코스를 추천한다. 각각 3박 4일이면 충분하다.

  1. 속초에서 출발, 7번 국도를 따라 경주까지 이르는 코스
  2. 부안에서 출발, 변산반도를 돌아 순창, 남원, 구례 화엄사에 이르는 코스
  3. 비행기로 제주공항에 내려 해안도로를 따라 일주하기(약 200 킬로미터). 해안도로가 너무 평이하다 생각되면 좀 더 강도 높은 길로 5.16 도로를 따라 성판악을 넘어 서귀포에서 1박하고 1100 도로를 넘어 다시 제주 공항으로 오는 방법이 있다.

자전거의 원활한 성능과 주행 시 안전을 위해 매일 아침 출발 전 간이 점검을 하고, 500 킬로미터 정도 주행 후, 즉 일주일에 한번 정밀점검과 함께 세차를 해준다.

  1. 프레임의 각 튜브와 용접부위를 살펴보며 금이 간 곳이나 휜 곳, 찌그러짐이 없는지 확인한다.
  2. 림 브레이크의 경우 림의 마모와 파손, 오염상태를 확인하고, 브레이크를 작동하면서 브레이크를 작동하면서 브레이크 패드가 림에 접촉되는지 타이어의 간섭은 없는지 살펴본다.
  3. 타이어를 손으로 눌러보거나 게이지로 공기압을 확인한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속도가 떨어지고 펑크의 원인이 된다. 타이어의 마모나 찢어지거나 갈라진 곳이 없는지를 본다. 사금파리나 작은 철사가 박혀 있는지도 살핀다.
  4. 핸들바와 스템의 볼트가 풀려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조향기능이므로 대단히 중요하다.
  5. 퀵 릴리스나 액슬(바퀴 축)볼트가 풀리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느슨해도 문제지만 세게 조이면 휠이 원활히 회전하지 않을 수 있고 허브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6. 바퀴살이 휘거나 부러진 것은 없는지 살핀다. 손으로 하나씩 눌러 장력을 점검한다.
  7. 안장을 잡고 힘을 살짝 가하면서 시트 포스트와 유격이 있는지 살핀다.
  8. 체인 링 볼트와 페달, 스프라켓이 풀리지 않았는지 손으로 흔들어 확인한다. 시마노 크랭크의 경우 100 킬로미터 주행 후 볼트를 확인하라고 메뉴얼에 쓰여있다. 원활한 동력 전달을 위해 체인에 이물질이 있는지 살펴 제거하고 주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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