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유적 관광의 마지막 날.
티켓에는 이미 2개의 구멍이 나있다. 참고로 내가 구입한 3일짜리 입장권의 경우, 유효기간이 1주일이고, 그 안에 3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발바닥 통증도 있고,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갈 계획이라,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기로 했다.
표를 검사하는 곳을 들러 티겟을 보여주는데, 검사하는 직원이 나를 알아본다.
“전에 걸어서 앙코르 와트를 여행했었지?”
하루에도 많은 외국인이 앙코르 유적을 방문하는데, 나를 기억할 정도면,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이 무척 드문가 보다.
이미 방문했던 앙코르와트와 앙코르 톰을 지나, 더 멀리 뒤쪽에 있는 유적들을 보러 갔다.
도중에 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곳의 비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이 내리기 때문에 근처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비는 30분 정도 이어졌고, 이후 비가 잦아들더니, 구름이 거치고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이드북에 나온 곳들을 위주로 돌아다녔다. 가장 유명한 앙코르와트와 앙코르 톰를 제외하면 관광객들도 적고 오가는 차량도 적어서 호젓하게 다닐 수 있다.
세 군데를 돌아보고 나서, 앙코르 와트에서 꽤 멀리 떨어진 Bacong(바콩) 사원으로 이동했다. 구글맵으로 보니, 거리만 무려 30km 다. 위치를 보니 시엠림에 도착하던 날, 이미 지나쳤던 길목에 있었다.
제대로 된 표지판이 없어서,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 오후 3시가 넘어 도착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 맑던 하늘은 어느새 먹구름이 몰려와 있었다.
지금까지 봤던 앙코르 사원과는 달리, 정사각형 모양의 탑 기둥에 각 모서리마다 사자상을 조각해 넣은 것이 특이했다.
관람을 마치고 시엠립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침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흙비 혹은 산성비였는지, 빗물이 눈에 들어갈 때마다, 따가워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시내에서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PS. 3일간의 앙코르 유적 관광이 끝났다. 워낙에 큐모가 커서 둘러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나름 왠만한 곳은 다 봤다고 생각한다. 여행동안 느낀 것은 이 엄청난 구조물들을 남긴 옛날 크메르 인들의 솜씨도 대단하다고 느꼈고, 언제까지 이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했다. 지진이라도 난다면…
앙코르 유적으로 인한 여행 수입이 캄보디아 전체 경제수익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들었다. 캄보디아 정부차원에서 잘 보존하여, 더 오랫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유적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적지를 갈때마다 해외의 원조를 받는다는 문구를 자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