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와하티에서 가장 유명한 힌두 사원인 kamakhya 에 갔다.
숙소로부터 거리가 좀 되서, 한시간 넘게 걸어 도착했다.
산 정상까지 이어진 팔자 도로를 오르자 비로소 사원이 나타났다. 구와하티 시가지가 내려다보였다.
이 곳에 온 이후로 맑은 하늘을 본적이 거의 없다. 오늘도 뿌연 스모그(?), 안개가 짙게 껴 있었다.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사원 입구 앞에 있는 표지판대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려는데, 어떤 사람이 오더니, 가방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단다.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그럼 어디에 맡겨놔야 하냐고 물어보니, 옆에 신발과 짐이 놓인 선반을 가리킨다. 한눈에 보기에도 그닥 안전해보이지는 않았다. 지갑과 중요한 물건들을 호주머니에 넣고는 가방을 맡겼다.

사원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기도를 할 수 있는 여러개의 크고 작은 건물들이 있었다. 특이했던 점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가이드북에 따르면, 티켓을 사면, 줄을 서지 않고도 바로 기도를 올릴 수 있다고 한다.
'기도 티켓'을 팔 생각을 하다니,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인도사람들의 사업 수완은 알아줘야 한다.
한편으로 얼마나 찾아오는 사람이 많으면, 이정도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비종교인인 나는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다. 대부분 가족 단위의 신도들이 많았다.
쟁반에 꽃을 얹고, 이마에 붉은 점을 찍은 사람들이 들어와 절을 하거나 기도를 했다.

사원을 돌아보다가, 한쪽에서 염소를 산채로 잡는 것도 보았다. 한쪽에서는 붉은 액체를 사원 외부에 있는 조각상에 뿌렸는데, 아마도 염소피가 아니었을까.

'그러고보니 이따금, 염소를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런 의식 때문이었구나'

사원의 한켠에는 연못이 있었다. 물 색깔이 녹색인 걸로 보아, 수질이 좋아보이지는 않아 보였다.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기도를 올리고 물을 손에 뭍혀 머리에 뿌리거나, 심지어 입수해서 목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염소를 데리고 와서 물에 씻기기도 하고.

한참동안을 계단에 앉아 사원을 찾아온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들의 문화를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과연 나라면, 저정도까지 할 수 있을까.

'인도 사람들에게 종교란 삶에 무척 중요한 것 중 하나구나'

PS.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휴대폰 인터넷이 안된다. 이리저리 설정을 바꿔봐도 마찬가지다. 혹시 unlimited 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사원에 도착할 때까지도 안되다가, 돌아오는 도중에 다시 동작했다.

PS2. 이곳을 다녀오고난 후 4년이 지난 시점에서 글을 올리다가 문득 왜 사진이 없을까하고 곰곰히 기억을 떠올려봤다. 아마도 사원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지 않았나싶다. 아쉬운 대로 구글링을 통해 구한 사진을 첨부한다.



<사진에 보이는 연못(?)이 바로 그곳이다>

  • journey/india/2016/day22.txt
  • Last modified: 3 years ago
  • by like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