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4대 성지라고 하면 사르나트(Sarnath), 룸비니(Lumbini), 보드가야(Bodhgaya), 쿠시나가르(Kushinagar)를 꼽는다. 모두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에게 있어 의미있는 장소들이다. 네팔에 있는 룸비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도에 있다.
오늘 성지 중 하나인 보드가야에 간다.

다즐링 루트를 포기하고 구와하티 이후로 가이드북에 실린 유명 관광지는 실로 오랜만이다. 가이드북은 물론, booking.com 같은 숙소 앱에도 수십여 곳의 숙소들이 등록되어 있다.
어젯밤에 이 중 한 곳을 예약했다. 거리가 60여 킬로미터로 비교적 가까웠지만, 트럭과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오늘도 아침 6시에 숙소를 나왔다.

인도를 라이딩하면서 느끼는 점이 마을이 벗어나고부터는 꽤 달릴만 하다는 것이다. 차량의 소통도 적고 포장상태 또한 양호하다.
문제는 마을에 도달하면서 부터인데, 버스 정류장이 있고, 릭샤들이 줄지어 서있다. 교통 정체가 시작되면, 여기저기서 울리는 경적소리, 여기에 오가는 사람들과 자전거 릭샤, 소나 염소, 개 등등이 한데 어울리면 그야말로 혼돈(Chaos)의 상태가 된다.

자전거 여행이란 본래 달리면서 주변의 자연과 문화를 오감으로 느끼는 것인데, 인도에 들어와서부터는 페달링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갖기 힘들다. 앞,뒤,옆 사방에서 달려오는 차량과 오토바이들을 주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귀마개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도 안타깝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정오 무렵 숙소에 도착했다. 주변 지리도 익힐 겸, 빨래를 해놓고 거리로 나왔다. 유명한 관광지 답게 여기저기 관광버스와 외국인들이 곳곳에 보였다.

나도 외국인이지만, 여기서 외국인을 보니, 괜시리 반가웠다. 왠지 동지를 만난 듯한 기분이랄까. 더이상 현지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지 않아도 되니.

불교의 성지 답게 승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보드가야는 규모로 보자면 작은 도시지만, 구와하티 이후로 구입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물건들이 있었다. 그만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까.

PS. 외국인 중에는 유난히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나야 매일 몇 시간씩 인도의 매연에 중독(?)되어 별로 개의치 않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PS2. 돈을 인출하기 위해 ATM 기기를 찾았는데, 한 곳은 고장이었고, 한 곳은 ATM 기기에 돈이 없었다. 순간 Moreh 에서의 일이 오버랩 되었지만, 설마 이런 유명한 관광지에서 그런 일 생기겠어?
내일 다시 한번 가봐야 겠다.

<인도에도 세븐일레븐이 있는 줄 처음알았다>

<이곳 사원에서도 입장하기 전에 모든 소지품을 맡겨야 한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70.543 km
누적 거리 : 13707.629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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