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온이 5도, 낮 기온이 22도다. 미얀마까지만 해도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하루 종일 다녀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는데, 여기는 모두 점퍼에 목도리로 중무장을 한 사람들만 있다. 결국 여행을 시작하고 거의 입지 않았던 긴팔 상 하의를 꺼내 입었다. 심지어 아침에는 입김도 보일 정도다.

이곳 임팔은 약 해발 900m 에 위치하고 있다. 앞으로 북쪽 그리고 고도도 더 높은 곳으로 갈텐데 그렇다면 더 추워질테고, 월동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점심을 먹고, 임팔의 유일한 볼거리라 생각되는(가이드 북에 소개된) Kangla fort 에 갔다. 옛날 요새의 일부가 남아 있는 곳이다.
구글 맵에 표시된 입구는 공사 중이라 입장이 불가능했고, 다른 한쪽에서만 입출입이 가능했다.
가이드북에 나온 입장료 10 루피는 현지인의 경우였고, 외국인은 5배인 50루피였다.
매표소에 가서 50루피를 건네니, 40루피를 거슬러주고, 표를 한장 준다.

내가 현지인으로 보이는가보다. “Foreiger” 라고 말하고는 돈을 돌려주었다. 직원이 이름과 국적을 적으라며 장부를 건넨다.

일요일을 맞이해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 연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여기에는 fort 말고도 temple, 박물과, 옛날 건축물들이 여럿 있었다. 넓은 규모임에도 곳곳에 표지판과 안내도가 있어 헤매지 않고 찾아 다닐 수 있었다.

fort 옆 강 건너에 있는 거리는 차량과 릭샤의 경적소리로 정신이 없을 지경이지만, 이곳은 늦가을로 접어드는 가로수길을 걷는 듯한 조용하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길이 펼쳐졌다(물론 오토바이의 경우 출입이 허용되었지만, 아주 이따금이었다).

며칠 만에 2시간이 넘는 꽤 긴 거리를 걸었음에도 며칠전과 비교했을 때, 많이 회복이 되었음을 느꼈다.
겨울철에는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고 했는데, 3시 반 정도되니,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나가라고 손짓했다.

인도에 들어와서 처음 본 사원의 모습은 그동안 보아온 동남아 국가들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화려하지 않았고, 지나치게 멋을 부리지도 않았으며, 소박하고 간결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사원 앞에 앉아 있던 호랑이(?) 같은 형상의 구조물이다(표지판 설명을 보고서야 용이라는 걸 알았다). 아마 미얀마 사람들이 봤다면, '저건 만들다 만 것 같군' 했을 것 같다.
불과 100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있지 않지만, 엄연히 미얀마와는 다른 나라라는 걸 여러곳에서 목격하고 있다.

<가격차가 무려 5배 라니>


<혀를 내밀고, 각종 동물들을 다리 사이에 끼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용(Dragon)이라는 설명이 없었다면, 절대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박물관 밖에 좀더 거대한 조각이 있었다>

<그것도 2마리 씩이나>

<사원의 건물들은 전혀 화려하지않다>

<문양 또한 낯설다> 













<자전거를 탄 관람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PS. 인도에 들어와서 달라진 점 하나는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물을 받을 수 있는 양동이와 바가지가 있다는 것 정도.

PS2. 참고로 이곳의 현지인들을 보면, 전형적인 인도사람보다는 동남아 쪽 사람들의 모습에 더 가깝다. 매표소 직원이 나를 현지인으로 착각한 것도 이해가 간다. 외국인 여행자입장에서 현지인들이 나를 같은 현지인으로 봐준다는 건, 좋은 일이다. 중국에서부터 이곳 인도에 올때까지 전부는 아니어도 이따금 이런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이로서 나의 외모가 중국에서 인도까지 커버할 정도로 글로벌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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