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에 갈 때는 최대한 일찍 가야 한다는 얘기가 많아서, 라이딩이 없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어젯밤 휴대폰 알람을 맞춰 놓고 잤다.
숙소로부터는 도보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 예비용 메모리 카드와 배터리까지 챙겨 출발했다.
타지마할은 동쪽, 서쪽, 남쪽에 출입구 겸 매표소가 있다. 동쪽 출입구로 갔다. 티켓을 구입하면, 500ml 물과 신발덮개를 준다.

입구에서는 소지품 검사와 티켓검사를 한다. 엊그제처럼 먹을 것을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져간 삼각대가 반입이 안된단다. 카메라에 사용하는 용도라고 설명을 해도 안된단다.
그러면서, 밖에 짐 보관소에 맡기라는 손짓을 한다.

'이게 무슨 무기류나 사람을 해칠 수 있는 흉기도 아니고'

보관소 위치를 물어보니, 1km 정도 떨어진 매표소 근처에 있단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야 하나'

그때 마침 근처 가계에서 일하는 걸로 보이는 인도인 서너명이 다가오더니, 서로 자신의 가게에 맡기라고 말했다.
이들을 보니, 매표소 근처로 가야 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얼마정도 걷다가, 보관소까지 가는 것보다 도중에 적당한 장소가 있으면 그곳에 놓고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갓길 보도블럭 아래에 삼각대를 놓고는 입구로 향했다. 다행히 보는 사람이 없어서 안전할 것 같다.

검색대를 통과해서, 타지마할에 입장할 수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해가 타지마할의 동쪽 편을 비추고 있었다.
티비나 영화에서 보던 걸 직접 눈으로 보다니.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기만 했다.

완벽한 대칭과 균형을 이루는 건물의 구조와 배치. 이를 위해서 여러가지 수학공식들이 사용되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어제 봤던 것처럼 주변의 4개의 기둥 중에 3개에 보수 공사를 위한 구조물이 옥의 티였다.

중앙 건물의 양 옆에는 대칭으로 모스크와 jawab 이라는 이름의 건물을 지었다.

타지 박물관(Taj Museum)에서는 타지마할 건설 당시 사용한 재료들과 출토된 그림과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재료의 경우 인도 뿐만아니라, 근처 다른 나라들에서 공수해 온 것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은 겉면에 장식된 문양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리석을 섬세하게 조각하고 또 무늬를 새겨 넣은 것은 그 당시로서 엄청난 고난이도의 작업이었을 것이다.
건물 완성 후, 이보다 더 훌륭한 건축물을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인부들의 손을 모두 잘랐다고 하니, 타지마할이 또 다르게 보인다.

중앙 건물 안은 사진 촬영이 금지 되었는데, 안에는 샤자한 황제와 그의 세번째 부인인 muntaz mahal 을 모신 관이 있었다.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지만, 그 옛날 늦은 밤 달빛에 비친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샤자한 황제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나름 일찍 도착했음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로 입구부터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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