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까지 200km 남짓 남았다. 무리한다면, 이틀 만에 갈 수도 있겠지만, 남은 거리를 최대한 안전하게 가야한다.
인도 최대도시인 만큼 가까워 질수록 도로위의 차량은 많아지고, 복잡해질 것이다. 하루에 70~80km 거리를 목표로 잡고 3일로 일정을 잡았다.

이 정도(70~80km) 거리의 숙소를 찾다보니, Vrindavan 이라는 지역을 목적지로 정했다.
가이드 북에 따르면 이곳은 여러 개의 힌두 사원으로 유명한데, 그중 '하레 크리슈나' 창시자인 Swami Prabhupada 의 모태가 되는 Krishna Balaram 사원이 가장 유명하단다.

다른 날에 비해 짧은 거리여서 정오 무렵 목적지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사원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문이 닫혀 있었는데, 물어보니 오후 4시에 문을 연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다시 사원을 찾았다. 현지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중간중간 서양인들도 보였다. 오히려, 다른 아시아계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사원의 규모는 크지 않았다. 하얀 대리석으로 만든 사원은 Swami Prabhupada 을 기리는 장소로 꾸며져 있었다.

어딘가에서 음악소리가 들려 가보니, 몇몇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쳤다. 연주하는 사람들은 인도사람들보다 서양 외국인이 더 많았다.

서양에도 힌두교도들이 많은가? 문득 궁금해졌다. Swami Prabhupada 는 뉴욕에 가서 포교활동을 했다는데, 그 때 이후로 많아진 건 아닐까.

땅바닥에 엎드리는 사람, Swami Prabhupada 의 동상에 입을 맞추는 사람

부다가야에서 봤던 모습과 오버랩이 되었는데,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걸보면 불교보다는 훨씬 밝은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사원을 빠져나올 때쯤, 한 남성이 다가와 국적을 묻더니, 한국어로 된 책자가 있다고 소개를 해주면서, 종교에 관심이 있는지 물었다.

대략 두시간 가량 사원을 둘러보면서, '힌두교도가 되어야 겠다거나, 힌두교에 대해 공부를 해봐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걸 보면, 난 무신론자에다가 이성적 인간이 틀림없다.

PS1. 아직 인도에서는 정전이 예삿일 처럼 일어난다(14년 전이나 지금이나!) 정전이 되면, 콘센트에서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나중에 전기가 다시 들어올 때, 불완전한 전압으로 인해 제품에 손상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Power stabilizer 라는 장치를 사용했었다.

PS2. 인도에는 수만개의 신이 있다고 한다. 도로를 지날 때마다 드는 생각은 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지금의 인도(길 옆의 쓰레기 더미, 교통문화)에 대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PS3. 오늘 갔던 힌두 사원은 전통적인 힌두교와는 조금 다른 종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힌두 사원을 가봤지만, 연주하고 박수치고 노래부르는 분위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원 문 앞에 붙은 시간표>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78.179 km
누적 거리 : 14667.465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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