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리 예약한 뉴델리 숙소의 체크인 시간인 정오에 맞춰 출발했다. 일요일이긴 했지만, 이미 릭샤와 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시간이다.

출발하기 전, 남은 30 여 km 동안 부디 무탈하기를 빌었다. 10 여 킬로미터를 달리자, 철로를 달리는 전철이 보이기 시작했다.

'뉴델리에 진입한 건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라이딩 중에 아슬아슬한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빨리 숙소에 닿기를 소망했다.

구글맵 상에 표시된 숙소 근처에 도착해서 간판을 찾았다. 하지만, 숙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힘든 주택가였다. 지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예약한 숙소는 없단다.
Booking.com 에서 예약 후 받은 확인메일에 적힌 주소로 검색해보니, 여기가 아닌 전혀 다른 장소가 나온다.

'이곳이 제대로된 위치인가'

상점과 숙소들이 몰려있는 Main bazaar road 에 있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차량과 릭샤들을 뚫고 무사히 숙소까지 도착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주인에게 예약 번호가 적힌 확인 메일을 보여주니, 모든 guest 가 일정을 연장하여 방이 없단다.
황당했다. 그 자리에서 booking.com 에 접속해서 확인해보니, 버젓이 빈방이 있었고, 당장 예약도 가능했다.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면서, 왜 거짓말을 하냐고 따졌더니, 다른 숙소를 가란다. 거기 방이 있을 거라고.

마지막 라이딩인 오늘 까지도 이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짜증이 밀려왔다.

근처 다른 숙소에서 체크인을 했다.
여기서 우연히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라이딩의 마지막 날에 만나다니.

그와 저녁을 먹으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이름은 제퍼슨. 5개월 간 인도를 여행하고, 다음주에 비행기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를 통해 자전거 박스를 얻는 방법과 공항까지 가는 택시비 등등의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우연하게도 그는 평택의 미군부대에서 1년간 일했고, 지금은 프로그래머로 일한다고 했다. 그가 맥북을 꺼내 Mint linux 의 window maker 가 설치된 것을 보여주며, 자신이 여행하는 동안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으로 우리는 3시간 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
그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창조할 수(create) 있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이야기를 하는 내내 그의 표정은 행복해보였다.

PS. 숙소가 시내 복잡한 곳에 있기는 했지만, 주변에 전철역과 뉴델리 역이 가까이에 있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는 수월해 보였다. 또한 city 은행 ATM 기기가 가까이에 있었다. 얼마만에 사용해보는 city 은행 ATM 기기인지. 수수료(1600원)가 다른 은행 ATM 기기의 1/3 수준이다.

PS2. 델리에서 얼마간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주일 간 숙소를 예약했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37.612 km
누적 거리 : 14816.672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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