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D-2

빠하르간지에서 짐을 맡아주는 곳은 두곳 정도다. 한곳은 'luggage storage room' 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고, 다른 한 곳은 일반 guest house 다.
한 주 전에 가서 자전거를 맡길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두 곳 모두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긴 인도가 아닌가' 가서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델리에서 가볼만한 곳은 이미 둘러봤고, 맡길 짐들은 패니어에 나눠 패킹해 놓은 상태다.

낮에는 30도가 넘는 기온이 이어졌지만, 새벽과 이른 아침에는 서늘할 정도로 쌀쌀했다.

'북 인도라 이런거겠지'

오전내내 숙소에 있다가, 기분전환도 할 겸, 구글지도에서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공원을 검색했다.

약 2km 정도 거리였는데, 지도상으로는 꽤 규모가 있어 보였다.

저렴한 숙소와 식당 그리고 뉴델리역과의 접근성, 쇼핑하기의 수월함 등의 장점을 가진 빠하르간지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공원같은 산책할 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해가 지고 기온이 선선해지면, 릭샤나 자동차의 방해없이 녹식 식물들을 보며 길을 걷고 싶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그럴만한 곳을 보지 못했다.

잠에 들 무렵, 갑자기 한쪽에 세워 둔 자전거와 4개의 패니어를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동고동락을 함께 했는데, 2~3개월동안 못보겠구나'

함께하는 마지막 밤이라 마음 같아서는 자전거를 끌어안고 자고 싶었다.

PS. 인도 비자 만료일까지는 대략 3개월이 남았다. 처음에는 이 기간 내내 인도를 여행하겠다고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다르질링 이후의 네팔 루트를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한달 가량의 네팔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


<인도의 공공화장실은 거의 다 유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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