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한 상태로 출발 시간에 맞춰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가 출발하고 얼마 뒤, 티켓을 확인하는 검사원이 다가왔다. 들고있던 티켓을 건네주었다.
한참동안 티켓을 보더니, 티켓에 적힌 날짜를 가리키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황당하게도 티켓에는 3월 29일이라고 적혀있었던 것.

적어도 나한테는 황당 그자체였다. 내가 분명히 예약 양식에 제대로 썼을 텐데. 뭐가 잘못된 거지. 그냥 헛웃음만 나왔다.

“어떻게 해야 하죠?”

검사원에게 물었다. 그는 잠시 기다리라며 어딘가로 사라졌다. 잠시후 돌아와서 말하길, 다른 열차에 빈 좌석이 있어서 내리지 않고 코치까지 갈 수는 있다고 했다.
하지만, 티켓을 새로 구입해야 하고, 티켓없이 기차를 탄 셈이니, 벌금(패널티)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얼마냐고 하니, 모두 다합쳐 1400 루피란다.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현 상태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대신 이틀 후의 기차표는 코치(Kochi)에 가서 취소하면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인도에서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하거늘. 내가 잠시 정신줄을 놓았던 것 같다.
코치 역에 도착해서는 티켓 가격의 약 25% 를 제외한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예약한 숙소에 도착해서 쉬고는 저녁 무렵부터 근처를 돌아다녔다.

코치는 바다가 인접해 있는 도시지만, 만 처럼 근처 섬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들 섬에 가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오가는 배를 타야 한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육지로부터 도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섬은 아니다. 하지만, 배를 타는 편이 더 가깝다.
해변을 끼고 만들어진 인도 옆으로 수많은 보트들이 정박해 있었다. 대부분은 주위 섬을 도는 관광 목적이다. 내일 가볼 예정인 Fort kochi 역시,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

PS. 내일 아침 먹을 거리를 사러 주변을 둘러봐도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다.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니 일요일이라서 그렇다는데, 특히 이곳이 더 철저하게 일요일을 지키는 것 같다.

PS2.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이후 일정을 위해 교통편을 알아보는 일이다. 코치에서 다음 목적지인 마이소르까지 기차편은 없다. 따라서 버스를 타야하는데, redbus 앱을 통해 검색해보니, 하루에 두 편이 있었다.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니, 더 저렴하게 버스를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알아봐 주겠다며, 인도 버스 예약 웹사이트를 접속해서 보여줬다.
사이트에서 검색되어 나오는 마이소르 행 버스는 더 많았다. 그는 redbus 에서 검색된 버스는 'private' 이고, 자신이 검색한 것은 'government' 버스라고 했다. 같은 volvo 버스라도 government 버스가 더 저렴하단다. 자신 통장에 잔액이 부족해서 당장 예약은 어렵다고 했다. 내일 함께 버스 터미널에 가서 예약해주겠다고 했다.

PS3. 가이드 북이나 지도를 통해서 이곳을 코치(Kochi)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차역이나 거리 표지판들을 보면, 코치보다는 Ernakulam 이라고 적힌 경우를 자주 본다.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니, 둘다 거의 같은 지명인데, 현지인들은 Ernakulam 라고 부르고, 국제적으로는 Kochi 라고 부른다고 한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Ernakulam 이 좀 더 큰 영역이고, 이 안에 Kochi 가 포함된다고 한다.

<깐야꾸마리 기차역>



 <문제의 티켓. 3월 29일로 적혀있다>




<환율 규정>



<페리 터미널>





<기차 칸에서 벌금을 내고 구입한 티켓>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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