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chi 에서 묵은 숙소의 주인은 예상외로 꽤 친절하다. 혹시 필요한 것은 없는지 볼 때마다 묻는다. 버스티켓 예약도 그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함께 다녀왔다. redbus 에 검색된 버스를 보여줬더니, 공영버스(주(state)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버스)의 경우에 똑같은 volvo 버스라도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고 했다. 실제 2~300 루피 저렴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Kerala 주의 가볼 만한 곳들을 추천해 주었다. 한때 가보려고 생각했던 Munnar. 사진까지 보여주며 강력추천했다. 다음에 인도를 다시 방문한다면 꼭 가볼 생각이다.
이제껏 4개월 넘게 인도를 여행하면서 만난 숙소 주인 중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사람이다.
버스 출발 시간에 맞춰 숙소를 나왔다. 티켓에는 22:10 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그 시간에 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매표소에 가서 물어보니 역시 기다리라는 말뿐.
자정이 넘어서야 버스가 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도 버스 중 가장 좋다는 볼보버스지만, 앞 사람의 좌석이 다리를 짓누를 정도로 젖혀지는 구조라 자리가 불편했다. 그나마 A/C 가 있다는게 유일한 위안거리. 그럼에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Kochi 에서 마이소르(Mysore) 를 가는 루트에는 산악 구간이 있었다. 버스가 한동안 심하게 흔들렸는데, 내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물을 달라는 체스쳐를 했다.
그는 물을 몇 번 들이키더니, 비닐봉지에 대고 구토를 시작했다. 버스를 탈 때, 차장이 비닐봉지를 나눠줬었는데, 바로 이런 용도 였던 게다. 화장실 때문에 저녁을 먹지 않았던 걸 다행으로 여겼다.
PS.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 인도남성이 말을 걸어왔다.
“Where are you from?” “South Korea or North Korea?”
South Korea 에서 왔다고 하니, 자신은 North Korea 가 좋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자신은 Communist(공산주의자)라며, 현재 인도의 빈부격차가 너무 심하고, 모든 종교가 타락했다고 했다. 이것이 인도의 발전을 막는 근본 원인이라고도 했다. 내가 미국과 중국 중에 어느 나라가 더 싫은지 물어보니, 망설임없이 미국이라고 했다. 그에게 혹시 친구나 가족 중에도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니, 아무도 없고 혼자라고. 인도에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니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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