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갈로르의 마지막 날.

Cubbon park 와 함께 가장 유명한 공원 중 하나인, 라르박(Lalbagh) park 에 갔다. 이곳 역시 예전에 갔던 기억이 있는데, 공원 중앙에 유리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유명하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1760년 마이소르의 통치자였던 Hyder Ali 라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한다. 공원 입구에서 그의 동상을 볼 수 있다.

일요일을 맞이하여 많은 뱅갈로르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나무 그늘을 찾아 그들 나름대로의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인도 남자들이 휴일을 어떻게 보내는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외국인의 눈으로 볼 때는,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

- 공원에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오거나,
- 크리킷을 하거나

아직 4월 초라서 그런지 꽃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glass house 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오후에는 숙소에 돌아와 쉬었다. 3일동안 걸어 돌아다녔더니, 발바닥이 갈라졌다.

PS1. 뱅갈로르에 있는 동안 자주 갔던 슈퍼마켓이 있다. 너무 자주가다보니, 안면이 있을 정도가 되었다. 거기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내 카메라를 보고는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다. 몇 장 찍어 드렸더니, 같이 일하는 분도 함께 찍어달라는. 직원 중에 메일 주소가 있는 사람 계정으로 사진을 보내주기로 했다.

뱅갈로르를 떠나며

태어나서 가본 첫 외국이 인도였다. 혈기왕성 했던 20대 초반 1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때는 하루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낯선 인도 문화에 대한 적응과 타국에서 단체 생활을 하며 산다는 것이 어려움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된다고 했던가.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문득문득 여기서 겪었던 일들이 떠오르곤 했다. 그리고 언젠가 이 곳을 다시 와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14년이라는 기간은 꽤 긴 시간이어서, 내가 알고 있고 기억하고 있던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그럼에도 단골 식당에서 밥을 먹고, MG road 를 걷고, 살던 집을 가보면서,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그때를 소환해낼 수 있었다.

2박 3일 동안, 추억 속의 그들을 실제 만나지는 못했지만, 지금 어딘가에서 있을 그들이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2002년의 뱅갈로르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크리켓이 가장 먼저 언급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 journey/india/2016/day89.txt
  • Last modified: 3 years ago
  • by like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