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UPAPUR GADDI 지역을 가기위해서는 Tungabhadra 강을 건너야 한다.
비가 내리지 않아 강의 수량이 많지 않았고, 유속이 빠르지 않아 굳이 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지만. 강 주변을 따라 설치된 표지판(악어가 있으니 조심하라는)이 마음에 걸려 선착장으로 갔다.
강 건너 VIRUPAPUR GADDI 지역에도 숙소들이 많아, 묵직한 가방을 짊어진 관광객들이 꽤 많이 보였다. 건너편에서 출발한 보트가 사람들을 싣고 도착했다.
가이북에 적힌 대로, 요금은 10루피, 짐이 큰 사람은 20루피를 받았다. 그렇게 도착한 VIRUPAPUR GADDI 지역은 숙소가 있던 함피 bazzar 지역과 분위기가 달랐다. 좀더 시골스런 느낌이랄까.
길 한편에는 추수를 끝냈거나, 한창 추수 중인 논들이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게스트하우스들과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비수기를 증명하듯, 2/3 가량만 문을 열었다.
원숭이 사원으로 알려진 Hanuman 사원으로 향했다. 바위산 위에 세워진 이 사원에 가기 위해서는 570 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가장 더운 정오 무렵에 이 곳을 오른다는 점이 힘들긴 했지만, 중간중간 원숭이들 무리와 올라가서의 탁 트인 시야, 불어오는 바람이 이를 잊게 했다.
PS. 원숭이가 있는 마을의 경우, 창문에 창살이나 모기장을 설치해두고 먹을 것을 밖에 두지 않는다. 숙소에서도 각 방마다 외출시 창문을 꼭 닫으라는 주의 문구가 붙어있다. 새벽에 갑자기 문 밖에서 소리가 나서 일어나 내다보니, 원숭이 두 마리가 마당에 들어와 있었다.
PS2. 함피에서는 정해진 길이 딱히 없다. 모든 산이 바위 산이기 때문에 어느 방향이든 걸어올라가서 내려갈 수 있다. GPS 가 내장된 휴대폰만 있다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PS3. 저녁 무렵 주인 내외분과 얘기할 기회가 생겼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가이드북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몇 년전 자신들의 집이 강제로 몰수를 당했다고 했다.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한 것인데,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해 대출을 받아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유네스코 등재때문이라고.
이곳에 살던 주민들 중에는 다른 곳으로 떠난 사람도 적지 않다고 했다. 지금 운영 중인 숙소 역시 언제 몰수 당할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의 숙소 방 3개에서 더 늘리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야기의 주제는 자녀와 교육으로 이어졌다.
주인 아주머니는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푸념했다. 때문에 일년에 하루도 쉬지 못하고 매일 숙소 운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어쩜 어딜가나 똑같은지.
특히 사춘기가 한창인 아들이 말을 듣지 않아 걱정이라는.
아침 5시에 일어나 공부를 시작해서, 하루에 3~4시간 자며 공부를 시킨다고 했다. 어쩜 어딜가나 이리 똑같은지.
이어지는 주제는 결혼.
자신이 결혼했을 땐, 아버지가 정해준 상대와 했다고 했다.
“아저씨 아들과 딸을 결혼 시킬 때도 그렇게 하실거에요?”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대도시 같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겠지만, 여기는 시골이라 모든 집안의 소소한 문제들을 마을사람들이 모두 알거든. 그래서 어쩔수 없어. 만일 딸이 데려온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 결혼 시키지 않을 거야”
내일이 인도 달력으로 치면, 1월1일이라며 축제가 벌어질거라고도 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든 생각은
'어쩜 어딜가나 이리 똑같은지'
<힌두시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땅바닥에 분필로 그린 문양들. 무슨 의미일까>
<Tungabhadra 강>
<오른쪽 위 바위에 흰색의 Hanuman 사원이 보인다>
<사원에 오르기 위해서는 8자 모양의 계단들을 올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