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안이었음에도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잠을 잔 것 같다. 이게 모두 다 에어콘 덕분이다.
도착 예정 시간보다 약 1시간 반 정도 늦은 오후 1시 무렵, 델리 근처의 vihal 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파하르간지 까지는 메트로를 타고 가야 했다. 다행히 기차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전철역이 있었다.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기차역 뿐만 아니라 전철역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도 북적였다. 특히 티켓을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해볼 때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되었다.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굳이 매번 티켓을 살 필요가 없을 텐데. 티켓 판매기도 없어서 할 수 없이 줄의 맨끝에 서야 했다. 한시간 여를 기다려 토큰을 얻을 수 있었다.
그때까지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파하르간지에 도착하자, 연신 흐르는 땀을 통해 이곳이 얼마나 더운지를 알수 있었다. 핸드폰 날씨 앱에서는 4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버린, main bazaar 을 지나, 지난 번에 묵었던 숙소를 찾아갔다. 벌써 3번째.
리셉션에 앉아 있던 직원이 나를 보고 '너 또왔어?' 하는 표정으로 웃는다.
체크인을 마치고, 자전거가 있는 storage shop 으로 향했다. 자전거를 맡긴지 오늘로서 83일째. 과연 잘 있을까.
정작 가게 주인은 나를 못 알아봤지만, 맞은 편 가게의 주인이 나를 알아봤다. 영수증을 내보이며, 짐을 보관했던 창고로 이동했다. 먼지가 뽀얏게 싸여있었지만, 보관 당시 그대로 인 것 같았다.
자전거를 보니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패니어를 자전거에 싣고는 요금을 내고 숙소로 가져왔다.
이제 카자흐스탄 갈 준비만 하면 된다.
PS. 얼마전 인도에서 50도가 넘는 폭염때문에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새벽 1시. 믿기지 않지만, 현재 온도 36도. 과연 잠을 잘 수 있을까.
그래도 전기와 와이파이를 24시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PS2.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비교적 물가가 비싼편이다. 인도와 비교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숙박비의 경우, 2배이상 비싸다. 물론 더 저렴한 도미토리도 있긴하지만, 비행기를 타고서 이동을 하고, 3개월만에 라이딩을 하는 관계로 처음부터 타이트한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
숙소를 잡기 위해 booking.com 등을 검색해본 결과, 싱글룸은 최소 12~13달러가 넘었다. air bnb 를 검색해봤더니, 비슷한 가격대에서 아파트 형태로 집 전체를 빌려주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 중 한곳에 예약을 했다.
<지하철 토큰을 사기 위한 긴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