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처음 시작할 때, 세웠던 나름의 여행 규칙 중 하나가 '최대한 비행기를 안타는 것' 이었다.
자전거 여행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전거를 포장하고, 싣고, 푸는데,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인도 이후의 루트에 관해 고민했고, 그 결과 카자흐스탄까지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했지만, 지금이라도 파키스탄의 비자정책이 바뀌거나, 아프가니스탄이 여행금지 국가에서 풀린다면, 당장이라도 육로로 가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대략 계산해본 결과, 티켓 값의 절반가량을 수화물 비용으로 추가 지출해야 할 듯 하다. 최대한 기내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배낭에 '부피가 작으면서도 무거운 짐' 을 넣고, 나머지 짐들을 4개의 패니어에 넣었다.

무게를 측정해보니, 4개 패니어의 총합은 약 20kg, 자전거는 대략 20kg.

무료로 실을 수 있는 짐 무게가 20kg. 나머지 20kg 의 짐은 1kg 당 410 루피의 초과 수수료를 내야 한다.

PS. 배낭여행을 시작하면서 부터 기르기 시작한 머리를 잘랐다. 자르게된 주된 동기는 너무 더워서다.
엊그제 찾아온 짐꾸러미에서 미용가위를 꺼내 거울을 보고 앞머리부터 가위질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는데, 여러번 자르다보니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지난번 네팔에서 부모님과 함께 여행할 때도, 내 머리를 보시고는 이상하지 않다고, 괜찮다고 하셨다.
이렇게 얻은 자신감으로 과감하게 뒷머리 쪽으로도 가위질을 시작했다. 최대한 짧게 잘랐는데, 확실히 전보다 시원해진 기분이다. 아무래도 이러다가 평생 이발소는 안가게 될 것 같다.

  • journey/india/2016_2/day3.txt
  • Last modified: 3 years ago
  • by like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