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잔 곳이 이란에 들어와서 가장 높은 고도였던 1800 m. 자정이 넘어 새벽으로 갈수록 날씨가 추워졌다.

날짜를 보니 지난 11일 동안 야영을 했다. 그동안 다행히 날씨가 덥지 않아서 씻지 않고도 별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야즈드(Yazd)까지는 85km 정도. 오늘 루트를 확인해보니, 내리막 또는 완만한 평지가 대부분이다.
출발하자마자, 내리막, 게다가 바람도 순풍이라, 2시간 만에 50km 가까이 달릴 수 있었다. 야즈드에 가까워올수록, 도로 위의 차량은 많아졌다. 숙소가 있는 시내 중심으로 갈수록 더 심했다. 잊고 있었는데, 마치 마샤드(Mashhad)에 갔을 때 만큼 그랬다.

복잡한 신호등과 가득한 차량들. 정신이 없었다. 숙소 찾기는 쉽지 않았다. 몇 번을 헤맨 끝에 미로처럼 엉켜있는 골목들을 지나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11일동안 묵은 빨래들을 손 빨래할 엄두가 나지 않아, 숙소의 laundry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짐을 정리하고, 숙소 주변을 잠시 돌아다녔는데, 휴대폰과 GPS 가 없으면,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골목과 골목이 미로처럼 이어져있었다. 마치 인도 바라나시를 연상케했다. 차이점이라면, 골목의 폭이 비교적 넓어서 오토바이, 심지어 차량이 다니기도 했다.

PS. 대도시인 야즈드에 도착하니, 그동안 무용지물이던 유심카드가 동작한다. 느리긴 하지만 웹서핑도 되고, 심지어 팟캐스트 스트리밍도 된다.

PS2. 숙소 주인에게 환율을 물으니, 1달러 당 36700 리알이라고 했다. 공식 환율이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마샤드(35000 리알)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시내에 나가서 알아봐야겠다.

PS3. 같은 도미토리룸을 쓰는 뉴질랜드에서 오신 Tony 할아버지. 무려 75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을 정도로 활동적이시다. 젊었을 때부터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셨다고 하는데, 여행 중에 매일 적는 일기장을 보여주셨다. 혹시 블로그를 운영하시냐고 물어보니, 자신은 20세기 사람이라 이게 더 편하다고. 수첩에 볼펜으로 꼼꼼히 그날의 일정과 사진 그리고 티켓, 팜플렛을 스크랩하여 붙여 놓았다. 백팩과 숄더백, 단 두 개로 짐도 단촐하다. 다음 여행지는 Kermán 이라고. 나중에 뉴질랜드에 오게되면 연락하라고, 메일 주소를 알려주셨다. 참으로 부러운 인생이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82.846 km
누적 거리 : 20702.974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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