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즈드를 본격적으로 관광하는 첫날.
가이드 북에 나온 몇 곳을 꼽아 갔다.

1. Fire temple

조로아스터교의 대표적인 사원인 이곳. 세계사 시간에 한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조로아스터교' 는 이슬람교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란에서 가장 많은 신도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야즈드를 중심으로 거의 명맥만 유지해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사원의 규모는 생각보다 작고 단촐했다.
보통의 이슬람 사원이 높은 탑과 입구의 화려한 장식과 문양들로 꾸며져 있는데 반해, 여기는 심플 그자체다. 마치 현재 이란에서 조로아스터교의 영향력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4년 전에 출간된 가이드북에 표기된 입장료보다 비쌀 줄은 알았지만, 2배 이상일 줄은 몰랐다. 80000 리알. 이정도면 다른 곳들도 비슷할 거란 예상이다.
잠시 망설였지만, 곧 티켓을 사고 입장했다. 중앙에 연못이 있고, 그 건너에 천년 넘게 꺼지지 않는 불, '아우라마즈다' 가 있는 건물이 있었다.
천년 넘게 꺼지지 않는 불이라니. 어떤 모습일까, 뭔가 특별하고 대단한 것을 상상했었는데, 이곳 사원처럼 평범했다.

유리창 너머로 금속으로 만든 단지 위에 나무가 타는 불길이 보였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특이한 점이라면, 불을 지속하는데, 나무를 사용한다는 것. 아마 천년 전에도 이런 방식으로 불을 피우지 않았을까.

이전에 이런 비슷한 불꽃들을 본 적(일본 히로시마의 평화의 불꽃, 카자흐스탄 알마티)이 있었는데, 대부분 가스나 석유같은 연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로 보이는 사람의 그림도 볼 수 있었다.
조로아스터교를 소개하고 교리를 담은 책과 기도하는 방법, 의식을 치르는 방법, 특유의 복장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2. 도보 관광

시내에서 Old city 쪽으로 걸으면서 가이드북에 소개된 명소들을 둘러봤다.

시내 곳곳에 모스크가 있는데, 그 중 한 곳인 Masjed-e Jameh.

멀리서도 보일 만큼 야즈드에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들어가려는데,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고, 안된단다.
순간 남자도 히잡을 써야 하나? 라고 생각했는데, 직원이 내 반바지를 가리키며 손짓을 했다.

'긴바지를 입어야 되는 듯'

결국 입장은 못하고 밖에서 사진만 몇 장 찍었다. 이후 좁은 골목을 따라 Old city 로 들어갔다.
마침 묵고 있는 숙소가 Old city 에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익숙했다. 혼잡도는 인도의 바라나시, 옛날 건물에 실제 주민들이 모여 사는 모습에 우리나라의 낙안읍성이 생각났다.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갈만한 공간의 골목들이 이어지는데, GPS 가 없으면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휴대폰의 지도를 보고 가지만, 워낙에 작은 길들이라, 지도 상에는 나와있지 않다. 이럴때는 참 난감하다.
대부분 가정집들이지만, 군데군데 식당과 까페, 숙소, 상점들 그리고 가이드 북에 나온 명소들이 숨어있다. 대부분의 벽이 흙으로 만들어졌다. 손가락 대고 문지르면, 흙이 묻어나온다.

PS. 이란에서는 공중 화장실이 무료다. 아마 중국이후로, 갔던 모든 나라에서 화장실은 유료였다. 야즈드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화장실 위치를 가리키는 팻말을 자주 볼 수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편리하다. 시설도 나름 깨끗하고 잘 관리되어 있다.

PS2. 시내를 걷다가, 각종 배터리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다. 혹시나 지금 사용하는 휴대폰 배터리가 있는지 물어보니, 있단다. 대신 중국산. 가격을 물어보니, 한국에서 파는 가격의 절반 정도다.
성능이 의심스럽긴 했다. 돈이 없어 당장에 사진 못했지만, 내일 다시 와서 구입해야 겠다.

PS3.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점이 여기서 왠만한 것은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는 없지만, 비교적 작은 규모의 가게들이 도로 양편에 줄지어 늘어서 있다. 보통 비슷한 품목을 파는 상점들끼리 모여있다. 걸으면서 진열된 물건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다른 나라에서 보지 못한 특징이라고 한다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가게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가장 더운 시간대라 그런걸까? 아니면, 종교적 이유일까? 궁금하다.

PS4. 단골이 되어버린, 난(nan) 가게에서 직접 화덕에 구워 갓 나온 따끈따끈한 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

PS5. 인터넷으로 아르메니아 비자를 신청했다. 생각보다 절차가 간소했다. 21일간 체류에 7달러인 점도 마음에 들었고. 3일 정도 후에 결과가 나온단다.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자라투스트라>

<꺼지지 않는 불, 아우라마즈다>





<Masjed-e Jam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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