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짐을 챙기는데 무게를 재보니 많이 늘어나 있었다. 혹시 스포크가 부러진 것이 이 때문은 아닐까.
부모님으로부터 공수받은 물품들과 인도 배낭여행에서 구입한 것들. 확실히 델리까지 자전거를 탔을 때보다는 짐이 많다. 개인적으로 물건을 잘 못버리는 성격인데. 다 가져갈 수는 없었다. 배낭여행 동안 입고 다녔던 옷들과 여행동안 쓰지 않았던 모자, 인도에서 구입한 모기장을 두고 가기로 했다.

출발하는 날. 아침일찍 숙소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을 했다.

어제 구입해서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못한 몽키스패너는 숙소주인에게 줬다. 아까운 1100 텡게.
날씨를 알아본 바 구름이 끼다가 비가 오락가락한 날씨라고 했다. 패니어를 자전거가 있는 주차장으로 옮기는 데도 땀이 날 정도다. 아직 출발도 안했는데.
8시가 넘어 출발했다. 예상대로 알마티 시내쪽으로 갈 수록 차량이 많아졌다. 얼마전 공항근처까지 가본적이 있어서 여기까지는 헤메지 않고 갈 수 있었다. 알마티에서 멀어질수록 차량은 줄어들었다. 숙소를 출발한지 약 70km 되었을 때부터 반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그전까지는 내리막에다가 포장도로라 손쉽게 온 셈이었다. 어제 사온 비스켓을 점심으로 먹고 출발하는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쏟아졌다. 이따금 우박도 보였다. 달리다보면 비 피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참을 달려 찾은 버스정류장에서 그칠때까지 기다렸다. 알마티 근교까지는 마을이나 집들도 많았는데 멀어질수록 집도 보기 어려웠다.

끝없이 이어진 도로와 넓은 평원이 펼쳐졌다. 중앙아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인가.
오늘은 딱히 숙소를 알아본 것은 아니었다. 내심 캠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녁무렵 도착한 마을에서 먹을 것을 구입했다. 길에 나와 숯불에 구운 꼬치구이를 팔았는데 맛있어서 여러개를 구입했다. 빵과 양파 썰은 것을 함께 줬다. 이제 먹을 것은 준비가 되었고, 텐트를 칠 곳만 찾으면 된다. 길을 가다가 도로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칠 생각 이었다. 그런데 적당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도로 옆에 있는 밭으로 난 길에 치기로 했다.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길을 따라 들어오면 바로 보일 수 있는 곳이다. 오늘 이미 150km 를 넘게 달린 터라 더 갈 수도 없을 만큼 피곤했다.

텐트를 치고 저녁을 먹고는 잠이 들었다.

Ps. 텐트를 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곳은 캠핑의 장소로 적합하지 않았다. 모기가 너무 많았다. 거의 2주 동안 알마티에 있으면서 모기가 많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그건 숙소였고 여기는 야외다. 밤새 가려워 여러번 깨야 했다.

Ps2. 카자흐스탄에 오면서 '왜 시간이 빨리 가지' 라는 느낌을 여러번 받았다. 오후 9시나 되야 해가 지고.
이유는 시간대였다. 같은 경도의 인도보다도 오히려 30분 빨랐다.


<카자흐스탄에 들어와서 처음 본 샤워실. 물이 밖으로 튀는 걸 방지해준다>


<두고가는 물건(모기장). 인도여행에서 꽤나 유용하게 사용했다>

<두고가는 물건(인도 전통(?)옷). 뉴델리 Big bazaar 에서 샀는데, 모시처럼 통풍이 잘되서 여름에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었다. 꼭 다시 구입하고 싶다>

<두고가는 물건(모자, 우비). 여행하는 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두고가는 물건(에코백, 걸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직진해야 한다>




<마을의 길가에서 샤슬릭을 팔고 있었다. 맛을 잊을 수 없다>

<무게와 공간의 제한만 없었다면, 구입했을 수박>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154.089 km
누적 거리 : 15138.608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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