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극성이던 모기는 아침이 되자 잠잠해졌다. 일교차가 큰 탓에 새벽에는 추워서 긴바지를 꺼내 입었다.
어제가 전체적으로 내리막 위주였다면 오늘은 오르막 위주다. 아침부터 내리쬐기 시작한 햇볕은 종일 이어졌다.
어제 먹다남은 꼬치 구이를 먹고 출발했다. 얼마후 시작된 오르막 길. 끌바를 시작했다. 어제부터 이어진 도로. 그리고 양 옆에는 평원. 어제보다는 감동이 덜 해진 것이 사실. 하지만 끌바를 하다가 순간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이곳의 도로는 지도 상에도 나와있는 것처럼 자로 잰듯이 반듯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차량들이 자신들의 최고속도를 시험하듯 달린다. 어제부터 시작된 반포장도로는 오늘도 이어졌다.
이곳을 달리면서 깨달은 것 또 한가지는 마을과 마을사이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으며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뜻인 즉슨 제때에 물과 식량을 보급하지 않으면 매우 난감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 같이 햇볕이 내리쬐는 상태에서 오르막을 오르는 경우, 그리고 남은 부식이 충분하지 않을때 가장 칼로리 소모량을 적게 하면서도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 했을 때, 결론은 끌바였다.
고도 900m 를 출발해서 오후 3시 경 1400m 를 넘었다.
이후 내리막이 시작 되었는데 이때가 Charyn Canyon National Park 부근 이었다. 마치 사진에서 본 미국 그랜드캐년을 보는 듯. 저 멀리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수시간 동안 올라온 내리막을 즐겼다.
오늘도 아마 야영을 해야할 듯 싶다. 가계가 있기를 바람으로 지도에 표시된 작은 마을에 들어갔다. 예상대로 가계는 있었지만, 식당은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숙소가 있냐고 물으니 적게는 30여 킬로 많게는 50여 킬로를 더 가야 한단다. 아쉬운 대로 빵과 물을 사서 나왔다.
이제 야영지를 찾을 시간. 어제 와는 달리 완전한 평원지대라 아무리 멀리 있어도 도로 위의 차량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찾은 곳이 다리 아래였다. 말똥들이 수북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최대한 가장자리에 텐트를 쳤다. 다행히도 모기는 거의 없었다.
Ps.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될 무렵 핸들바가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해서 앞 바퀴를 확인해보니 바람이 상당량 빠져 있었다. 사실 이런 현상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인도 후반부에서부터 이런 일이 잦았는데, 그때마다 바람을 주입하거나 심지어 튜브를 교체하기도 했다. 펑크로 의심하기에는 바람이 빠지는 속도가 너무 늦었고 튜브를 봐도 그랬다. 아마 바람을 주입하더라도 얼마 못가 또 바람이 빠질 것이다. 결국 타이어를 교체하기로 했다. 태국 방콕에서 구입한 이후 지금껏 무겁게 싣고만 다녔는데 이로서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교체한 이후로는 문제가 없었다.
Ps2. 달리다 보면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한 무리의 말을 보게 된다. 지금까지 다녔던 나라들에서 소나 염소를 봤던 것과 비교해보면 사뭇 다르다.
<버스정류장>
<드넓은 평원이 펼쳐졌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85.864 km
누적 거리 : 15224.472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