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이미 이곳 도로 사정을 알기 때문에 최대한 차량이 적을 때 출발해야 했다. 오전 5시 이전에 출발하기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어제 이미 답사를 했던 적도선
표지판에서 자전거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었다. 다행히 가로등이 있어 가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량이 많아졌고 몇 번의 아슬아슬한 순간이 이어졌다. 초반에는 오르막이 이어지다가 중반 이후부터 내리막이 시작되었다. Sagana 에
정오 이전에 도착했다. 더 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앞으로의 루트를 볼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마을에서 가장 큰 현대식 슈퍼미켓에서 장을 봤다.
흥미로운 점은 나이로비에 점차 가까워 질수록 물건 값이 저렴해진다는 것이다.
750 그램짜리 케이크가 marsabit 에서는 200 실링이었다. 여기는 165실링. 1kg 과자 세트가 marsabit 에서는 450 실링. 여기서는 390 실링이다. 계란 1개가 marsabit 에서는 15 실링. 여기는 10 실링이다. 이에 반해 좋지 않은 것도 있는데 바로 물 값이다. 5리터가 130 실링이다. Marsabit 에서는 100 실링
이었다. 멀리 사는 것도 억울한데 같은 제품의 가격차이가 이렇게 나면 정말 억울할 것 같다.
탄자니아 국경까지가 250 킬로미터로 가까워 졌다. 계획대로라면 3일 안에 들어갈 것이다.
Ps. 케냐 역시 지역을 통과할 때마다 check point 가 있다. 모얄레 이후로 많은 검문소를 거쳤는데 차량만 검문할 뿐 자전거인 나는 그냉 통과였다. 오늘 거친
검문소 중 한곳에서는 경찰이 괜한 딴지를 걸었다. 처음에는 여권을 보자고 해서 건네줬다. 케냐 비자 페이지를 못찾아 헤매고 있어 손수 비자가 있는 페이지
를 넘겨 보여주었다. 그러더니 다른 페이지의 다른 나라 비자를 보려고 했다.
여기는 케냐 인데 왜 다른 나라 비자를 봐야하죠?
그는 확인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잠시후 나보고 저널리스트냐고 물었다.
어떤 저널리스트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난 투어리스트라고 했다.
이봐요. 난 투어리스트지 테러리스트가 아니요.
그렇게 한동안 실랑이를 하고 통과할 수 있었다. 정말 피곤하다.

ps2. 저녁을 먹고 슬슬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밖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창문 밖을 보니, 근처에 교회가 있다. 오늘은 금요일. 저녁 7시부터 시작한 노래는 저녁 9시가 넘어서 까지 계속되었다. 찬송가 인듯 한데, 이따금 아이들 목소리도 들렸다. 오늘도 숙면을 취하기는 힘들겠다.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94.85 km
누적 거리 : 45887.272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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