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달린 하루였다.

오전에 논산을 빠져나오는 데, 어느 때 보다도 페달링이 무거웠다. 아직 몸이 덜 풀려서 그런가 생각했다. 하지만 곧 얼마 못가서 바퀴에서 소음이 들렸고, 자전거를 세우고 점검을 해보았다.

소음의 원인은 뒤쪽 바퀴의 머드가드를 고정시키는 나사가 없어지는 바람에 바퀴와 부딪쳐서 나는 소리였다. 즉시 머드가드를 떼서 케이블타이로 짐받이에 고정시켰다.

그리고 나서, 달려보니 페달링이 한결 수월해졌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짐받이에 달았던 펌프와 삼각대가 뒤쪽 바퀴에 쓸리면서 깨진 것이다.

응급처지 방법으로 싯포스트에 그것들을 케이블 타이로 고정시켰다. 다행스럽게도 이후에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직 펑크가 나지는 않았으니, 이걸 위안으로 삼아야지'

당초 장성까지 가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지만,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광주까지 갔다. 광주 같은 대도시에서는 숙박비가 비쌀 것 같아서 다음 목적지인 나주 쪽으로 가는 방향에 있는 숙소를 잡았다.

속도계를 보니 거의 9시간 넘게 190 킬로미터를 달렸다.
원래 계획은 1 번 국도만을 타고 목포를 도착하여 해남으로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1번 국도가 어제 계룡산이나, 오늘 내장산과 같이 높은 산악 지형을 넘어가기 때문에 업힐에 대한 부담이 크다.

실제 전라북도에서 전라남도로 들어가는 내장산에서 장성으로 가는 길목의 경우, 업힐만 거의 1시간 가까이 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언덕 정상에서 부터의 다운힐은 평생 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만큼 멋진 풍광이었다.

푸르른 나무들로 둘러싸인 산을 내려오면서 TV나 영화에서만 봐왔던 장면들이 실제 내 눈 앞에서 오버랩되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장성이 정말 매력적인 곳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

달린시간 : 9시간 15분 45초
달린거리 : 188.09 Km
평균속도 : 20.3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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