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게다가 어제는 일찍 자려고 했으나 12시가 다되어 잤다. 다행히 알람시간 4시 30분에는 눈이 떠졌다.

서둘러 씻고 아침대용으로 따뜻한 녹차에 곡물과자를 먹었다. 6시가 조금 넘어 모텔을 나왔다. 나름 이른 시간이라 도로에 다니는 차량은 적었다. 약 한시간을 달려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들어가보니, 사람들도 없고 한산하다. 가거도 행 배를 물어보니, 태풍주의보가 발효되어 배가 못뜬단다.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어제도 배가 못 떳다고 했다.


<목포 갓바위>

불가피하게 루트를 수정해야 했다. 목포 부근에서 가장 가까운 곳(약 30여 킬로미터)이 가학산 자연휴양림이다.

아침부터 서두른 탓에 가학산까지는 오전 내에도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거도는 어쩔 수 없이 제주도 이후에 가야할 것 같다.

언덕도 별로 없고, 바람까지 순풍으로 불어주어 정오 쯤에 가학산에 도착했다. 여태껏 국립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곳만 다녔었는데, 지차체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은 처음이다.
시설도 깨끗하고 관리하시는 분들도 친철하고 좋았다.



<비가 내리지 않아 계곡이 말라버렸다>

야영장이 산 중턱을 깎아 만든 곳이라서 그늘이 없고, 산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셌다. 오늘 가거도 배가 못 뜬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텐트를 설치하는 데도,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애를 먹었다. 설치하고도 바람에 텐트가 이리저리 움직여 할 수 없이 자전거를 폴대에 묶어 놓았다.

처음에는 야영장에 혼자 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팀이 더 들어왔다. 아무래도 오늘부터가 3일 연휴의 시작이니.

해가 지고 주위가 어둑어둑해질 때 쯤, 저녁을 해먹고 앉아 있는데, 관리소에서 야영장 사용료를 받으러 왔다. 그런데 나와 텐트를 보더니, 돈을 안 받겠단다. 말로는 내 텐트가 너무 작고, 내가 여행 중이라는 것을 알고 돈 받기가 좀 거시기(?)하다는 것이었는데…

암튼 이유야 어쨌든 나한테는 고마운 일이다. 거듭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여행 중에 정말 분에 넘치는 호의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PS.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 중에 아찔한 순간들이 몇번 있었는데, 이 중 한번이 오늘 있었다.
목포를 향해 가던 중에 다운힐이 나왔다.
대략 속도가 40이 넘었던 것 같은데, 페달링을 하지 안고, 중심을 잡은 상태로 브레이크를 잡으며 내려갔다.

브레이크를 잡았음에도 뒤 트레일러의 가속도 때문에 속도는 별로 줄지 않았다. 시속 40 이 넘어가자 트레일러가 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페달링을 하면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이미 속도가 페달링을 할 때 속도를 넘어 버려서 중심 잡기가 어려웠다. 그러다가 중심을 놓치고 말았는데, 그 때 다행스럽게도 뒤 트레일러가 중심을 잡아주어 간신히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대한민국 전라남도 무안군 청계면 도림리 689-2

도착지 : [E] 대한민국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용앙리 1090-1

거리 : 34.71 km

시간 : 2시간 57분 12초 (2011-09-28 18:26:22 ~ 2011-09-30 09:50:06)

평균 속도 : 11.75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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