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0 여 킬로미터(네이버 지도 상)를 달려야 하는 날이라 핸드폰 알람을 5시 30분으로 맞춰놨었다.
일어나보니 어제 밤늦게 까지 불었던 바람은 어느새 잠잠해졌고, 바닷물은 빠져 뻘만 남아 있었다.

최대한 빨리 석모도를 빠져나와야 겠다는 생각에 아침 밥 대신 커피에 어제 사둔 과자를 먹기로 했다. 물이 끓자, 머그컵에 물을 붓고, 커피 믹스를 저었다. 과자 봉지를 뜯기 위해 머그컵을 잠시 다리 사이에 얹저 놓았다. 그런데 일이 벌어졌다.
그만 컵이 넘어지면서, 커피가 다리사이로 쏟아진 것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앗~ 뜨거! 비명만 나왔다. 얼른 수돗가에 가서 데인 부분을 찬물로 씻어 냈다. 시간이 갈수록 데인 자국은 부풀어 올랐고, 양쪽 다리에 하나씩 거대한 물집이 잡혔다.

당장 아픈 것도 아픈 것이었지만, 과연 라이딩이 가능할까 하는 것이 걱정이었다. 일단 반창고로 응급 조치 후에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페달링이 약간 불편하기는 했지만, 못 탈 정도는 아니다.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8시 30분에 석모도를 나왔고, 처음 강화도에 들어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오늘의 목적지 인천 연안부두로 달렸다.
인천에 가까워 질 수록 도로 위의 차들이 많았다. 특히 대형트럭 숫자가 많았다. 연안 부두에 오는 길에 자전거 도로를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 도로로 달렸다. 왜냐하면, 길의 마지막 끝에 있다보니, 돌이나 유리 같은 펑크를 유발할 수 있는 것들이 자전거 도로에 더 많았기 때문이다.

오후 2시가 넘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연안 부두 근처에는 야영할 만한 곳이 없고, 내일 백령도행 배가 오전 8시 경이라 근처에서 숙소를 알아봐야 했다. 다행이 가까운 곳에 모델을 하나 잡았다. 방 안에서 에어콘 바람을 쐬면서 문명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생각해보니, 여행내내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 여기 오면서 대형마트(X데마트)를 봐 뒀었는데, 이 참에 필요한 물품이랑 고기를 샀다.

고기 반찬으로 늦은 저녁을 먹고, 에어콘을 틀고, 자리에 누웠다.
천국이 따로 없다.

PS. 강화도에서 인천으로 오던 중 우체국에 들러 쓸모가 없게 되버린 삼각대를 집으로 부쳤다. 이로 인해, 트레일러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 졌는대도, 나는 아직 체감할 수 없었으니, 아마 오늘 구입한 물품들을 실으면, 전보다 더 무거워 질 듯 하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대한민국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산367-3

도착지 : [E] 대한민국 인천광역시 중구 항동7가 88 인천항연안여객선터미널

거리 : 70.77 km

시간 : 5시간 26분 0초 (2011-09-04 18:13:05 ~ 2011-09-05 14:15:33)

평균 속도 : 13.03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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