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더니, 다리에 알이 배겼는지 걸을 때마다 땡긴다.
오늘은 목적지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약 40 여 킬로미터). 밖을 보니 해가 쨍하니 비치고 있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이다. 어제까지 눈이 왔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도로는 말끔하다.
출발하기 전에 스티브 잡스 책을 집으로 부쳤다(다 읽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기간동안 책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한결, 트레일러가 가벼워진 것 같다. 길을 가던 도중 군부대 검문소가 나왔다. 이상해서 네이버 지도로 검색해봤다.
'분명히 자전거로도 지나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제야 내가 지나가야할 곳이 민통선이라는 것을 알았다. 종이에 이름과 날짜, 여행목적, 전화번호, 생년월일을 적었다. 그리고나서 행선지를 물었다.
“김화읍이요”
“중간에 다른 곳 들르시면 안되고 곧장 그리고 가셔야 됩니다”
어디론가 무선을 하더니, 내가 적은 종이에 싸인을 하고 민통선을 나갈 때 그 쪽지를 줘야한다고 했다.
검문소를 지나고, 민통선 지역에 들어섰다. 이 지역은 민가가 없다. 그래서 경작지도 없고, 그래서 길 양 옆으로 수풀만 우거져 있다.
대부분 군부대들과 군사 훈련장들이 들어서 있다. 산길을 올라 고개를 하나 넘으니 화천군에서 철원군으로 들어왔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후 두번의 검문소를 거쳐서 민통선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멀리 산꼭대기에 초소가 보인다>
앞으로 휴전선과 인접한 도로를 이용하게 될 텐데, 또 민통선을 들어가야 할 것 같다.
PS. 강원도 이후, 나는 최대한 휴전선에 가까운 도로를 이용해서 라이딩하고 있다. 그런데 네이버 지도를 보면, 그쪽 도로에 대한 정보가 많이 생략되어 있다. 생각해보니, 대부분이 군부대 또는 군사시설들이 집중되어 있어서 보안목적으로 일부러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며칠 전에는 GPS 가 갑자기 안잡히는 일도 있었다. 일부러 GPS 를 못 잡도록 한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본다.
PS2. 지나는 길에 승리 전망대가 있어 들러볼 요량으로 매표소에 들렀다. 고성 통일전망대도 못가봤던 터라 가보고 싶었다. 매표를 하려고 했더니, 개인 차량으로만 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고성 때와 똑같이 자전거로는 안되고 차량이 있어야만 갈 수 있다는. 그래서 깨끗이 포기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로그 정보]
출발지 : [S] 대한민국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하리 57-7
도착지 : [E] 대한민국 강원도 철원군 서면 와수리 1139-52
거리 : 37.14 km
시간 : 3시간 0분 50초 (2011-11-30 22:25:51 ~ 2011-12-01 15:32:30)
평균 속도 : 12.32 km/h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