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상했던 대로, 오늘도 민통선으로 들어가기 위해 검문소를 거쳐야 했다.

정확히는 김화읍에서 대마리 까지 가는 루트에 민통선이 포함되어 있었다. 어제와는 조금 다르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하고는 종이로 코팅된 출입증을 줬다.
그런데 민통선 구간을 15분 안에 통과해야 된다고 했다. 상부의 지시사항이라나.

“거리가 얼마나 되죠? 오르막이 있나요?”

약 2 킬로미터 정도에 평지로 되어 있다고 했다. 그 정도라면 15 분에 주파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겠다고 했다.

어제 지나갔던 민통선과는 달리 이곳은 민가들이 있었다(가게, 공장도 있었다). 아마 여기 사람들은 따로 확인 출입증이 있는 것 같다.
15분이 조금 못되어 민통선을 통과하고, 가는 도중에 노동 당사와 백마고지에 들렀다.

노동 당사는 자여사 까페에 자주 올라오는 곳으로서 직접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건물잔해를 보면서 전쟁당시 상황을 짐작케 했다>

백마고지 역시, 얘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히 뭘 뜻하는지는 몰랐다. 기념관에 들어가서 기록물을 보고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백마고지 기념탑>

<이름 모를 북녘의 산>

이후 연천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들어섰다. 확실히 달라진 건, 급경사 언덕이 줄었다는 점과 도로에 차량이 많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원래 계획에 있던 목적지는 한탄강 오토캠핑장이었는데, 오늘이 금요일이라 주말요금(2만원)이고 토요일은 모든 사이트가 예약완료되어 하루만 머물 수 밖에 없었다.
생각 끝에 차라리 휴전선 부근 도로로 더 가다가 숙박할 곳이 있으면 거기서 묵기로 했다.

일단 백학면을 목적지로 삼고 78번 국도를 달리고 있는데, 어김없이 검문소가 나왔다.

언제나 그랬듯 신분증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갈수가 없단다.
어제와 오늘 오전에 민통선을 통과해서 갔었다고 얘기를 하니, 그곳과는 상황이 다르단다.

주변의 푯말을 보니, 지금까지와의 검문소와는 조금 달라보였다.

'성묘 참배객을 위한 출입 절차 방법'

또한 시외버스가 검문소 까지만 운행하고 유턴해서 되돌아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할 수 없이, 길을 되돌아 다른 길로 가야 했다.

PS. 네이버 지도 앱 상에서 확인을 해보니, 분명 민통선을 통해서 가는 거리가 훨씬 짧은 데도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었다. 앱은 이미 알고 있었나보다.

PS2. 민통선을 통과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뭔가 외부와는 격리된(너무나 당연한가) 버려진 땅 같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땅임에도 국민이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다니 안타깝다.

PS3. 도로 표시판에 오늘부터 낮익은 도시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파주, 동두천, 의정부등). 점점 다가오고 있다 끝이.

[로그 정보]

출발지 : [S] 대한민국 강원도 철원군 서면 와수리 1139-3

도착지 : [E] 대한민국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아미리 790-1

거리 : 81.39 km

시간 : 5시간 1분 54초 (2011-12-01 15:34:48 ~ 2011-12-02 16:07:32)

평균 속도 : 16.18 km/h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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