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같은 방을 쓰게된 사람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오토바이로 전국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나름 여행을 많이 해본 것 같았다.

그러다가 여행을 하면서 찾고있는 답(그와 나는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에 대해 서로에게 물어봤는데, 둘다 '찾지 못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어찌보면, 이번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답을.

내가 생각했던 답을 여행을 통해서 확인받고 싶었을지도.

인간은 불완전한 동물이다. 그러므로 나 또한 대단히 불완전하다. 살면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이번 여행을 통해 그동안 생각했던 답이 모든 것을 만족시켜주는 정답일 수는 없다. 그리고 그것에 의해 나머지 인생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수많은 선택지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이것저것을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는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오랜된 생각이 하나 있었다.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해서 진리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 건데.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

약 3개월의 기간동안 놀면서 해보고 싶은 것들이 떠올랐다. 마치 학교에 있을 때 매일 밤을 새가며 졸업작품을 했을 때처럼.

PS. 요즘들어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괜히 여행하면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회사를 괜히 그만 둔건가.

이런 생각을 단번에 날려줄 명언을 우연히 독서 서평 목록을 보다가, 찾았다.

'열정이라는 것은 배터리와 같아서 자꾸 쓰다보면 방전이 된다. 따라서 방전되기 전에 또는 방전이 되었다면 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앞만 향해 달려가는 무리 속에서 벗어나는 것이 일종의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일 수는 있겠지만, 목표를 정해놓지 않고 무조건 앞만 보고 뛰는 것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결승점을 향해 뛰는 것과 마찬가지다.'

PS2. 여행을 통해 확실하게 얻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다.

, 2022/04/16 01:41
퇴사 후 떠났던 3개월이 넘는 장거리 여행. 미니벨로와 트레일러 조합으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경험했었다. 당시 사진들을 보면서, '짐이 너무 많았다, 무게 배분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행 도중 수리를 위해 서울을 3~4 번은 오갔다. 처음으로 겪는 장거리였고, 새로운 자전거 조합이었고, 아무튼 힘들었지만 이후의 자전거여행을 결심하게 되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도 아주 유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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